출시만 기다리게 되는 27 봄, 여름 밀라노패션위크 속 스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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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부터 시작됐던 밀라노패션위크가 29일부로 막을 내렸다. 이번 밀라노패션위크에서 단연 핫했던 아이템은 단연 스커트. 여성복 컬렉션이 주를 이뤘던 만큼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르겠으나, 이번 패션위크는 달랐다. 아무래도 밀라노패션위크의 서막을 알린 프라다(Prada)가 스커트를 키 아이템으로 활용해 총 64개의 룩을 선보였기 때문일지도. 시작부터 강렬하게 각인된 스커트는 구찌(Gucci)와 질 샌더(Gil Sander), 마르니(Marni), 토즈(Tods),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등 여러 브랜드의 쇼를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접한 필자에게 패션위크 마지막까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래서 모아본, 출시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스커트들. 지금 바로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스커트라는 하나의 아이템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해낸 프라다. 길이에 변주를 주는 대신 선형적이면서 모던한 미디 스커트는 캔버스로 자리했고, 그 위는 하우스의 고유한 미학적 언어가 가득 들어찼다. 그중 에디터의 마음을 뺏은 스커트는 큼지막한 벨크로와 꽃을 연상하듯 자리한 크리스털과 자수 조합의 랩스커트. 일정하지 않은 플리츠 간격부터 피스마다 상이한 벨크로의 위치와 색상 등. 하나만 고르자면 핑크색 벨크로가 적용된 랩스커트를 택하겠다.
메릴 로게(Meryll Rogge)가 전개하는 마르니의 새로운 컬렉션 속에서도 스커트는 단연 돋보였다. 아쉽게도 쇼는 직접 보지 못했지만, 다음 날 열린 리씨 현장에서 컬렉션 면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중 발길이 멈추었던 아이템은 바로 은은하게 빛나는 크림색 원단에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트리플 스티치와 민트색 버튼을 얹은 스커트. 깊지 않은 슬릿 디테일도 마음에 들었다.
마찬가지로 리씨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었던 질 샌더. 하우스의 고유한 유니폼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보니 컬렉션 피스 역시 그 흐름을 따라간다. 에디터가 픽한 이 흰색 스커트 역시 그중 하나로, 불규칙한 핀턱 디테일과 한 쪽에만 덧대어진 가벼운 오간자 소재가 어우러져 그 자체로 컬렉션이 시사하는 불완전함의 매력을 가득 품고 있다. 핀턱 디테일이 시작되는 지점에 따라 살짝 파이는 허리선은 매력이 배가 되었던 포인트.
하우스의 상징적인 레더에 깊이감 있는 번트 컬러와 샤프란 엘로, 레드 등의 선명한 색감이 끼얹어진 스커트가 줄을 이었던 토즈(Tod’s)의 새로운 컬렉션에서는 펀칭 레더 패널이 포인트인 블랙&화이트 스커트에 마음을 빼앗겼다. 깔끔한 H라인에 가까운 스트레이트 핏의 스커트로, 블랙 펀칭 레더 패널이 양옆에 덧대어져 입체적인 실루엣을 연출하기에 제격이라고 생각해서였다. 한편으로는 펀칭 레더에서 한때 사랑했던 폴카 도트가 떠올라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평소 긴 스커트만 고집하는 사람으로서 마르케스 알메이다의 이 체크 스커트는 직접 보지 않았음에도 곧바로 사진을 저장해 뒀다. 서로 다른 체크 패턴을 레이어링한 피스로 속에는 슬림한 실루엣, 겉은 뒤로 늘어지는 게 특징. 특히 지퍼로 여밈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원하는 대로 실루엣 조절까지 가능하다. 평소 잡다한 짐은 주머니에 넣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보니, 스커트 옆쪽에 카고 포켓이 달려있다는 것 역시 마음에 들었다.
크로셰의 변주가 이토록 다채로울 수 있다니! 재킷 끝단이나 헤어 피스, 드레스 등 마르코 람발디의 새로운 컬렉션을 집약하는 디테일은 누가 뭐래도 크로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패턴도, 컬러도, 디자인도 모두 달랐던 섬세한 크로셰 피스 중 하나를 꼽자면 허리춤에 여러 겹의 크로셰 패널을 덧댄 화이트 스커트를 택하겠다. 드레이핑을 거쳐 완성된 유려한 실루엣, 비대칭으로 레이어드된 크로셰 니트 조합의 스커트로 함께 매치하는 다른 아이템에 따라 캐주얼한 무드 혹은 로맨틱한 무드를 연출하기 제격인 피스였다. 당장 모델이 입고 있는 프린팅 티도 그렇고.
한 번도 필자를 실망시킨 적 없던 루이스 트로터의 보테가 베네타는 이번에도 걸출한 피스들을 선보였다. 리씨 현장에서 이를 찬찬히 훑어볼 수 있었는데, 공간 중앙 쪽에 자리한 플로럴 패턴의 스커트는 단숨에 시선을 끌어당겼다. 가느다란 실 형태의 프린지를 촘촘하게 수직으로 떨어지게 만듦으로써 걸을 때마다 부드럽게 찰랑이는 움직임을 만들어냈던 그 스커트. 밑단에서 고리처럼 말리고, 서로 엉키며 볼륨감 있는 곡선이 만들어졌다. 평소 플로럴 패턴을 즐기지는 않지만, 하나쯤 사둔다면 이 스커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