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산뜻해진 보테가 베네타 27 여름 컬렉션
무게는 덜고 손맛은 남긴
밀라노패션위크 후반부 하이라이트, 루이스 트로터(Louise Trotter)의 세 번째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이 공개됐다. 트로터는 그동안 하우스의 상징인 인트레치아토 가죽에 크게 기대 왔는데, 덕분에 첫 두 컬렉션에는 옷이 너무 무겁다는 평이 따라붙곤 했다. 이번 시즌 그녀가 내놓은 답은 가벼움. 밀라노에서 사계절을 한 바퀴 온전히 보낸 트로터는 계절과 계절 사이를 어떻게 건너가는지, 그리고 그 경계가 흐려진 지금 우리는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쇼장도 그 고민을 닮았다. 거대한 흰 공간에는 구겨진 박스 형태의 오브제가 가지런히 줄지어 있었고, 그 위마다 가죽으로만 빚어낸 패럿 튤립이 한 송이씩 놓여 컬렉션의 수공예적인 무드를 예고했다. 트로터는 쇼가 끝난 뒤 공예가 곧 하우스의 로고라고 말하며, 이 공방이 해낼 수 있는 손작업은 그대로 살리되 더 가볍고 입기 편한 기법을 찾는 데 이번 시즌 공을 많이 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번 컬렉션은 무게를 덜어내는 과정에 가깝다. 가죽은 최대한 얇게 깎아냈고, 인트레치아토는 짜임을 성글게 풀어 한결 숨 쉬는 소재로 바꿨으며, 베네토 지역의 뜨개와 자수 기법에서 가져온 크로셰 디테일이 곳곳에 더해졌다. 날렵하고 길게 뺀 테일러링은 심플한 치노나 하늘하늘한 핑크 실크 팬츠와 만나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남성복 역시 한층 가볍고 슬림해진 실루엣에 살짝 보헤미안한 분위기를 더했다. 크로셰 버킷햇 같은 사랑스러운 디테일과 파스텔부터 어스 톤까지 과감하게 오가는 컬러도 이번 시즌의 경쾌함을 거들었다. 무거운 가죽 대신 손끝의 공예로 계절을 건너는 보테가 베네타의 새 시즌을 만나보자. 에디터가 포착한 쇼장 풍경과 디테일, 쇼 당일 현장을 찾은 셀럽은 아래 게시글에서 확인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