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 style="text-align: center;">Editor Comment</h1>
기리보이는 결국 잘 살아낼 거라 말한다. 요지경 같은 이 세상에서. 세상의 잡음을 수거해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기리보이의 이야기는 그래서 재밌다. 그런 기리보이와 스탠다드프렌즈의 만남이 성사됐다. 평범함을 표방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 집단에, 꼭 닮은 기리보이의 입단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이제 새로운 둥지에서 더 재밌는 이야기를 펼칠 참이다. 결말부터 말하자면, “이윽고 난 멋지겠어”다.

<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4/02/28/[eyesmag] giriboy01-a52cf237-4e21-41ff-89d1-2ad814a4dc6f.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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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마무리 같았던 앨범 [별책]에 이어 거의 2개월 만에 다시 싱글을 냈다. [미춰버리겠어]는 2024년의 시작인 셈인데, 올해 첫 곡은 꽤 강렬한 것 같다.

아껴 놓았던 곡을 꺼냈다. 임팩트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뭐 어떡할까]와 TOP 2였는데 이젠 전부다 써버렸다. 새로 쌓아놔야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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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버리겠어’가 아닌 ‘미춰버리겠어’. 글자 하나 바꿨을 뿐인데 정말 미치고 활짝 뛸 것 같은 느낌이다. 듣자마자 평소 자주 하는 말이라 웃음이 났다. 기리보이 특유의 솔직한 표현방식이 잘 묻은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더 독특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뭔가 일상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 느낌이지 않나. 그게 좋아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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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명에 끌려 노래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궁금했는데, 어떠한 대상과의 ‘이별’을 그리는 내용인 것 같다. 기리보이라면 ‘보통의 이별’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대상은 사랑하는 누군가였을 수도, 아니면 과거의 나였을 수도, 아니면 어떠한 습관 같은 거였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랄까.

사실 이별 노래의 탈을 쓴 일상 노래다. 이렇게 의미를 섞는 걸 참 좋아한다. 사랑의 주제와 인생의 주제는 너무나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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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 이 곡을 처음 떠올렸나.

내 노래에는 시리즈가 있다. &lt;두 글자 시리즈&gt;가 있고, &lt;소설 시리즈&gt;가 있고, &lt;일상에서 하는 말 시리즈&gt; 등등… 많다. 그 안에서 ‘우리서로사랑하지는말자’, ‘뭐 어떡할까’, ‘미춰버리겠어’ 같은 일상적인 문장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한마디로 압축되는 이야기를 다시 풀어내는 걸 좋아한다. [미춰버리겠어]는 거의 이런 방식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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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의 결말은 ‘이윽고 난 멋지겠어’다. 그래서 더 좋았다. 후회나 미련이 아닌 결국 잘 살아낼 거라고 말하니까.

갈수록 ‘미춰버리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우리 모두 이윽고 난 멋지겠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이 말에 몰입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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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꾸준히 공개적으로 자이언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쳐왔다. 특히 &lt;쇼미더머니 9&gt;에선 한 팀으로 릴보이의 우승까지 돕고 지켜봤다.

자이언티라는 아티스트는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흐트러지는 모습이 없다. 또 늘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놓는데, 그 모든 것이 내 취향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언젠가 스윙스 형과 대화하다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라이벌 의식 같은 건 없지만, 자이언티는 항상 의식이 되는 사람”이라고. 그러고 나서 &lt;쇼미더머니 9&gt;에서 함께하게 됐다. 자이언티를 관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그의 집요한 모습이 결과물로 이어지는 걸 보고선 역시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 사람을 멀리서만 보면 ‘천재과’라고 여겼겠지만 어쩌면 ‘노력파’인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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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리’, ‘내일이 오면’, ‘Freak’, ‘CREDIT’ 등 필승 조합으로 세상에 나온 곡들이다.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찾아 듣는 사람이 많다. 참여한 이들의 밸런스가 좋았기에 나온 훌륭한 결과물이었겠지. 3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어떤 곡들이었나.

‘CREDIT’엔 참여하지 않으려고 했다. 부담도 컸지만 사실 내 취향의 곡이 아니었다. 근데 곡이 잘 되어서 기분이 참 좋았다. ‘내일이 오면’은 가이드를 만들고 우리 팀에게 처음 들려줬을 때가 기억이 난다. 너무 떨렸었거든. 무조건 방송에서 같이 하고 싶었던 곡인데 혹여나 릴보이가 싫어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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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와 자이언티. 두 사람 모두 평범해지려 할수록 또는 숨으려고 할수록, 존재감이 더욱 발휘되는 것 같다. 어떤 유튜버는 두 사람을 빗대 함께 새벽 영화를 보는 사이라고 말하기도 하더라. 그만큼 두 사람이 공유하는 감성에 유사성이 있다는 뜻이겠지.

어쩌면 시작한 시기가 비슷해서 그럴 수도 있다. 내가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함께한 이들은 대부분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내가 자이언티라는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많이 얻는 것도 영향이 있겠다. 멜로디 라인과 가사에 집착하는 면도 비슷한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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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뿐만 아니라 원슈타인, 슬롬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도 한솥밥을 먹게 됐다. 개인적인 친분도 있었을 테지만, 합류하면서 가장 기대되는 점들이 있었다면.

회사를 선택할 때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나와 같은 종족인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했다. 결론은. 이곳의 대부분 사람들은 나와 같은 종족이더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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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는 ‘하고 싶으면 일단 한다’ 그런데 ‘나 이거 했어요!’라곤 말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간 공개된 인터뷰를 죽 보면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은둔의 창작자랄까. 그래서 곡들에 담긴 노랫말이나 가사가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숨어서 이런 생각을 했군’하고 말이다.

타이틀곡 노랫말은 대체로 휘리릭 나왔다. 최근 나온 앨범 곡들은 메모장에 있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조금씩 덧붙이고 수정하고 덜어낸 기억이 있다. 10집이란 사실이 부담이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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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를 향한 팬들의 예쁜 마음도 무척 크다. 늘 애정 어린 따뜻한 말과 꾸준한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로서 팬들에게 어떤 식으로 보답하고 싶나.

“항상 너무 고맙다”라는 말은 뻔하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고마운지 말해주고 싶다. 그냥 꾸준히 내 노래를 공감해 주고 나아가 내 노래를 해석해서 들으려는 사람도 있다. 그게 너무 고맙다. 그리고 워낙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못하는 성격이라 공연 때마다 긴장을 정말 많이 한다. 근데 공연을 하다 보면 웃고 있는 모습으로 날 바라봐 주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방 공연에서는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한 눈빛들을 볼 때가 있다. 이런 마음에 힘을 얻으면 공연에서 긴장 많이 풀린다. 또 나의 취향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너무 고맙다. 내가 쓰는 안경이 어떤 안경인지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뭐랄까. 내가 관심 갖는 것들에 누군가 관심을 주면 나는 그게 너무 신나서 하루 종일 이야기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 그리고 내 활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기에 내가 밖으로 계속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분들이 없으면 나는 아마 음악을 혼자 만들고 혼자 듣고 있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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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배우 홍시영의 이야기도 조금 들어보고 싶다. 연기 수업을 받아온 것을 공개했고 이후 차근차근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연기’라는 것도 결국엔 타인의 삶을 살아내야 하는 일이다. 기리보이가 아닌 홍시영, 홍시영이 아닌 정도석으로 분하는 건 어떤 경험이었나.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일단 음악을 처음 시작한 사람 마냥 설렌다. 근데 이건 여태껏 느꼈던 긴장 중 최고의 긴장 상태다. 익숙한 것도 아닐뿐더러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도 현장에선 모든 것이 새하얗게 없어진다. 이건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작품이 없으면 충분한 적응 기간과 연습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그래서 한 작품 한 작품 정말 소중하고, 이 마음이 음악을 대하는 마음으로도 고스란히 연결된다. 아주 좋은 사이클이다. 또 연기라는 것을 공부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많이 탐구했다. 나의 사소한 버릇부터 왜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하는지, 내 성격이 어떤지 같은 것들 말이다. 평생 모르고 살다가 죽기 전에 알았을 법한 잘못된 습관들을 미리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로 하여금 나를 알았고, 지금부터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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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작업과는 또 다른 성취를 안겨주겠지만, 현장에서 다양한 배우뿐만 아니라 스텝들과 호흡을 맞추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것에 대해 언젠가 딱 알맞은 표현을 찾았다. “너무 정신없어서 힘들 정신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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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아이즈매거진&gt; 구독자와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lt;듄: 파트 2&gt;를 함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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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가 가장 강해지는 순간이 있나. 위태롭고 유약한 이미지 이면에 진짜로 강해지는 지점이 있다면.

사실 나는 매 순간 부정적인 사람이다. 근데 술을 먹으면 엄청 긍정적인 사람이 된다. 그래서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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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기리보이가 더욱 궁금해진다. 요즘의 마음은 어떤지,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도 궁금하다.

20대를 바쳤던 곳을 나오니 기분이 묘하다. 한편으로는 앞으로가 기대가 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사실 그동안 앨범을 내도 어떠한 떨림을 잘 느낄 수 없었다. 등교할 때 항상 타는 버스 같은 느낌이랄까. 이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더 재밌게 음악을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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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가 올해 꽉 채우고 싶은 3가지.

스탠다드프렌즈에 돈 벌어다 주기. 사고 싶은 목록에 있는 것들 체크 표시 더하기. 게임 더 열심히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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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8_gFK6bVF0Q?si=Ga1qIMvHjduL9Fos

기리보이 인터뷰 “이윽고 난 멋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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