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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가 생각나는

피엘파올로 피촐리(Pierpaolo Piccioli)가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꾸뛰르 유산을 일상복의 언어로 풀어냈다. ‘레 코로 드 라 리베르테(Les Coraux de la Liberté)’라는 제목 아래 산호의 형태와 생명력에서 영감을 얻고, 셔츠와 데님, 티셔츠 같은 익숙한 아이템에 정교한 구조와 장식을 더했다. 무대 중앙에 놓인 산호를 닮은 텍스타일 조형물은 컬렉션의 색과 형태를 예고했다.

이번 컬렉션에서 장인정신은 꾸뛰르처럼 옷을 과시적으로 꾸미는 데 머물지 않았다. 몸을 중심에 두고 익숙한 옷의 비율과 구조를 다시 살피며, 손으로 만든 디테일을 일상에 스며들게 했다. 피촐리는 발렌시아가의 꾸뛰르를 과거의 유산으로 보존하는 대신, 오늘의 옷장을 움직이는 살아 있는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첫 룩부터 꾸뛰르와 일상의 만남이 드러난다. 코르셋처럼 허리를 잡고 물결이 치는 밑단을 더한 셔츠에 화이트 진과 PVC 힐을 매치해, 유서 깊은 실루엣을 지금의 옷차림으로 끌어왔다. 오프화이트 룩으로 시작한 컬렉션은 코랄 오렌지와 핑크, 그린 등 선명한 색으로 이어졌다. 레이스와 메탈릭 스팽글, 산호의 가지를 연상시키는 프린지 장식은 단순한 실루엣에 입체감을 더했다.

화려한 디테일은 흰 티셔츠와 디스트레스드 진, 편안한 팬츠 같은 현실적인 아이템과 나란히 놓인다. 티셔츠에는 페플럼과 케이프를 더하고, 셔츠와 데님은 흐트러진 듯한 균형으로 스타일링했다. 꾸뛰르를 특별한 순간에만 입는 옷으로 두지 않고, 매일 입는 옷을 새롭게 만드는 방법으로 제안한 셈이다. ‘시티’와 ‘로데오’ 백, ‘벨트’ 백에도 선명한 색을 입혀 컬렉션의 에너지를 이어갔다. 위 슬라이드에서 꾸뛰르를 하나의 레디 투 웨어로 옮겨 다음 피촐리의 뉴 컬렉션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