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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함께 생활하고 싶은 사람과 살고”

사랑에는 정해진 모습도, 하나의 답도 없다. 지난해 2월 개봉한 영화 <두 사람>은 독일에서 40여 년의 세월을 함께해 온 레즈비언 커플 이수현과 김인선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수현과 인선은 1970년대 파독 간호사로 각각 독일에 건너간 뒤 재독 여신도회에서 처음 만났다. 첫눈에 반한 수현이 인선에게 들꽃 한 움큼을 건넨 것을 계기로 사랑은 시작됐다. 이제 70대가 된 두 사람의 일상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함께 밥을 해 먹고, 사소한 잔소리를 주고받고, 잔을 기울이며 생일 초를 끈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보다도 무탈한 하루를 유쾌하면서도 담담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시간을 조명한다. 그 평범한 장면들 사이사이에는 서로를 향한 애정이 스며 있다. 물뿌리개 사용에 서툰 인선을 수현이 도와주고, 두 달간 한국에 다녀오는 인선을 걱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수현의 모습처럼. 영화는 이들의 사랑을 과장하거나 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저 오래도록 함께 살아온 두 사람의 시간을 조용히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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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을 연출한 반박지은 감독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파독 간호사 관련 전시에서 우연히 인선과 수현의 사진을 발견한 것이 영화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 사진 속 두 사람은 나치의 박해를 받은 동성애자들을 추모하는 기념비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있었다. 영화는 이들이 한국과 독일의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거리로 나가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모습도 함께 담아낸다. 이에 대해 반박지은 감독은 “몸도 힘들고 생계도 쉽지 않았을 텐데 거리로 나가 계속 목소리를 내는 점이 존경스러웠다”며 “두 사람의 사랑이 서로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성소수자, 이민자, 여성 등 비슷한 위치에 놓인 사람들에게까지 퍼져나간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영화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행복해하는 두 사람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레즈비언의 이야기. <두 사람>은 자신의 노년을 상상하기 어려운 젊은 성소수자들에게 하나의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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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한 번 살고 가잖아요. 예행연습이라는 게 없잖아. 어떻게 됐든 한 번 살고 가면 끝이니까. 자기가 정말 사랑하고, 함께 생활하고 싶은 사람과 살고. 그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라는 수현의 말처럼 문득 사랑의 정답이 궁금해질 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이 영화를 한 번 감상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