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보기 전, 꼭 봐야 할 패션 다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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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돌아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개봉한다. 영화는 미국 보그의 전설적인 편집장 안나 윈투어(Anna Wintour)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영화적 각색이 더해진 내용. 얼음보다 차가운 안나 윈투어 역할인 ‘미란다’를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이 맡고, 누구보다 까다로운 상사를 보필하는 비서 역할이었지만, 이제는 신임 기획 에디터로 당당히 돌아온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 ‘앤디’, 그리고 럭셔리 브랜드 임원이 되어 다시 나타난 에밀리 블런트(Emily Blunt) ‘에밀리’까지 20년 전 같은 인물들이 새로운 직업과 방식으로 등장해 보다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1편을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이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중간중간 헤리티지 브랜드들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모르고 봐도 물론 재밌지만, 기본 상식들에 대해 알고 보면 더 재밌을 것. 이를테면, ‘돌체앤가바나’에 대한 스펠링이라던가. 헤리티지 브랜드들에 대한 정보의 갈증을 느끼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될 브랜드 다큐멘터리를 모았다. 영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셉템버 이슈>, <더 퍼스트 먼데이 인 메이>를 비롯해, <마크 바이 소피아>, <마르지엘라> 등까지.
하나를 봐도 온전히 음미하는 것과 아름아름 알고 보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터. 보다 이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를 재밌게 감상하고 싶거나, ‘돌체앤가바나’ 스펠링을 모르고 있었다면, 아래 다큐들을 영화 감상 전 꼭 챙겨 보자.

<셉템버 이슈>(2009)

감독ㅣR.J. 커틀러
출연ㅣ안나 윈투어
미국 보그의 가장 중요한 호수인 9월호 제작 과정을 따라가며, 편집장 안나 윈투어(Anna Wintour)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레이스 코딩턴(Grace Coddington) 사이의 긴장과 협업을 보여준다. 화려한 결과물 뒤에서 수없이 수정되고 선택되는 과정, 그리고 ‘무엇이 패션인가’를 결정하는 권력의 구조가 드러난다. 이 작품은 창작이란 결국 타협과 확신 사이의 균형이라는 점, 그리고 뛰어난 결과물은 강한 기준과 끝없는 디테일 집착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더 퍼스트 먼데이 인 메이>(2016)

감독ㅣ앤드류 로시
출연ㅣ안나 윈투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대형 패션 전시와 멧 갈라 준비 과정을 중심으로, 패션이 단순한 상업이 아닌 예술로 인정받기까지의 복잡한 논쟁과 과정을 담는다. 특히 중국 문화를 해석하는 방식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충돌과 비판이 주요 축이다. 이 다큐는 창작이 사회적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문화와 예술을 다룰 때는 미적 완성도만큼이나 맥락에 대한 이해와 책임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다이애나 브릴랜드: 아이 해즈 투 트래블>(2011)

감독ㅣ리사 임모르디노 브릴랜드
출연ㅣ다이애나 브릴랜드
보그와 하퍼스 바자의 전설적인 에디터 다이애나 브릴랜드(Diana Vreeland)의 삶과 철학을 아카이브와 인터뷰로 풀어낸다. 그녀는 현실보다 더 극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패션 이미지를 추구하며, 당대의 미적 기준을 과감하게 확장시킨 인물이다. 이 작품은 창의성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장하고 재구성하는 데서 나온다는 점과, 독창적인 시각이 시대를 바꾼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마크 바이 소피아>(2025)

감독ㅣ소피아 코폴라
출연ㅣ소피아 코폴라 & 마크 제이콥스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와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의 협업을 중심으로, 영화적 감성과 패션 디자인이 결합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감각을 덧입히는 협업의 긴장과 실험이 핵심이다. 이 다큐는 서로 다른 분야의 창작자들이 만날 때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협업에서는 개성 유지와 조율 능력이 동시에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빌 커닝햄 뉴욕>(2010)

감독ㅣ리처드 프레스
출연ㅣ빌 커닝햄
뉴욕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사람들의 옷차림을 기록한 사진작가 빌 커닝햄(Bill Cunningham)의 삶을 담는다. 그는 유명인보다 일반인의 스타일에서 패션의 진짜 흐름을 발견하며, 돈이나 명성보다 관찰과 기록 자체에 집중한다. 이 작품은 본질적인 가치는 화려함이 아니라 꾸준함과 진정성에 있다는 점, 그리고 트렌드는 위가 아니라 아래, 즉 일상에서 시작된다는 중요한 통찰을 전한다.
<웨스트우드: 펑크, 아이콘, 액티비스트>(2018)

감독ㅣ로나 터커
출연ㅣ비비안 웨스트우드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 Westwood)의 삶을 따라가며, 펑크 패션의 탄생부터 환경 운동가로서의 활동까지를 조명한다. 그녀는 패션을 단순한 스타일이 아닌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해왔다. 이 다큐는 창작자가 사회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브랜드와 일관되게 연결하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는지를 보여준다.
<맥퀸>(2018)

감독ㅣ이안 보노트, 피터 에테드기
출연ㅣ알렉산더 맥퀸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성장과 성공, 그리고 내면의 고통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작품으로, 그의 쇼와 컬렉션이 어떻게 감정과 이야기를 담은 퍼포먼스였는지를 강조한다. 천재적인 창의성과 동시에 점점 심화되는 압박과 고립이 그의 삶을 뒤흔든다. 이 다큐는 창작의 강렬함이 때로는 개인을 소모시킬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예술과 삶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깊이 있게 생각하게 만든다.
<드리스>(2017)

감독ㅣ라이너 홀제머
출연ㅣ드리스 반 노튼
디자이너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ten)의 1년을 따라가며 컬렉션 준비 과정과 그의 일상을 차분하게 기록한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보다 자신만의 미학과 속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이 작품은 지속 가능한 창작은 자신만의 기준과 리듬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는 점, 그리고 유행보다 ‘개인적 진정성’이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준다.
<헬무트 뉴튼: 배드 앤 더 뷰티풀>(2020)

감독ㅣ게로 폰 뵈헴
출연ㅣ헬무트 뉴튼
도발적인 패션 사진으로 유명한 헬무트 뉴튼(Helmut Newton)의 작업 세계를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재조명한다. 그의 사진은 여성성과 권력, 욕망을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지금까지도 해석이 갈린다. 이 다큐는 이미지가 단순한 시각적 결과물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를 생산한다는 점, 그리고 창작은 언제나 해석과 비판 속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마르지엘라>(2019)

감독ㅣ라이너 홀제머
출연ㅣ마틴 마르지엘라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가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작업과 철학을 설명하는 다큐멘터리다. 기존 패션 시스템을 해체하고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던 그의 실험들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반드시 드러나야만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 자체도 하나의 강력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