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혁시주희

<h1 style="text-align: center;">SIGNAL</h1>
굳이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눈빛과 몸짓, 얼굴 근육의 미묘한 움직임 등 다양한 ‘시그널(SIGNAL)’을 통해 상대방의 진심이 느껴질 때가 있다. ‘시그널’이라는 것은 유명 제과 제품의 CM송에서 나온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문구처럼 굳이 애쓰지 않아도 사람들끼리 무언중에 교감하는 힘을 가진다. 자신만의 세계관이 뚜렷한 이찬혁과 그의 스타일리스트 시주희는 단편적으로만 보면 반대의 성향을 가진 느낌이지만 배려와 신뢰에서 축적된 ‘시그널’이 강하게 느껴진다. 정반대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어떻게 6년여간의 호흡을 이어가고 있을까?

[baslider id="16"]

｜서로가 함께 주인공이 되는 화보 촬영은 처음이죠? 오늘 어땠어요?

찬혁 누나가 생각보다 더 촬영을 어색해하고 어쩔 줄 몰라 하셔서 그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웠어요. 두고두고 놀릴 거리 하나 생긴 것 같아요.

주희 함께 카메라 앞에 서는 경험이 처음이라 무척 어색했어요. 남을 꾸며줄 줄만 알지, 내가 나를 꾸미고 주인공이 되어 촬영하는 건 늘 긴장되고 어색한 것 같아요. 찬혁이랑 촬영장 가기 전에 ’가족사진 찍으러 간다고 생각하자‘라고 마음먹었는데 잘 나왔는지 모르겠어요.(웃음)

&nbsp;

｜서로에 대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 줄 수 있어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함께한 세월에서 느낀 사람 '이찬혁', '시주희'에 대해서요.

찬혁 의외로(?) 털털하다. 대충 보면 서운한 거 많고 감정 기복이 심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 쿨하게 넘겨버리는 스타일이랄까.

주희 찬혁이는 청개구리에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오늘은 이게 하고 싶고, 내일은 저게 하고 싶은. 늘 마음이 오락가락하지만 그 중심엔 늘 단단한 찬혁이만의 기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좋기도 하고요.

[cycloneslider id="19945"]

｜그렇다면 상대의 어떤 점 때문에 함께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나요?

찬혁 어느 하나를 꼽기보다는 세월이 주는 파트너십과 편안함이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친구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참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주희 스타일리스트로서 처음으로 전담하게 된 가수인데다, 그 상대가 악뮤라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그들의 음악을 좋아했고, 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nbsp;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서로만의 ‘시그널’이 있다면?

찬혁 옷이든 결과물이든 괜찮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제가 괜찮다 정도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걸 아는 것. 이 포인트를 아는 얼마 안 되는 팀원이에요.

주희 눈빛? 찬혁이는 좋고 싫음이 확실해요. 아닌 건 바로 패스~

[cycloneslider id="19944"]

Top, Tee, Shoes - Givenchy / Pants - LOEWE

｜서로의 첫인상을 음악으로 표현해 주세요. 그에 대한 이유도 같이요.

찬혁 ‘DINOSAUR’를 제작하면서 만났기 때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악은 ‘DINOSAUR’이지만 당시 주희 누나의 첫 이미지는 적당한 의욕? 부담스럽지 않고 캐주얼했는데 다 해줄 수 있을 것 같이 편안했던 걸로 기억해요. 음악으로 바꿔 말하자면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주희 ‘200%’. 간장콩장콩장장~ 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서 그런지 이 노래가 생각나네요.

&nbsp;

｜첫 만남의 순간과 현재를 비교하면 뭐가 가장 달라진 것 같아요?

찬혁 저는 너무 많은 게 달라졌는데 누나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거 같아요. 항상 노트북을 붙잡고 계속 쇼핑 사이트를 보고 있고, 전화 붙들고 싸우고 있고...? 늘 한결같아요.

주희 처음 악뮤를 담당했을 때, 찬혁이는 굉장히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사람이었어요. 선글라스도 남들이 잘 안 쓰는 과한 모양 과감한 컬러를 좋아했고, 옷의 경우도 어깨가 아주 넓거나 디자인이 과감한 것들을 고집했죠. 찬혁이는 매일매일 계속해서 바뀌는 것 같았고 지금도 그래요.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은 자신이 원하는 걸 분명히 알고, 자기한테 맞는 옷을 입은 예술가가 된 느낌이랄까. 지금의 찬혁은 이전보다 더 순수한 사람인 것 같아요. 그 순수하다는 것이 수수하다는 것이 아니라, 꾸미지 않아도 찬혁이만의 분위기가 느껴져요.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고 살아가는 게 참 멋진 친구예요.

<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8/10/main22-8040c2c9-fc88-4268-b1ee-cd50b2ddb18f.gif" width="940" height="498">

｜매번 새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딜레마’의 연속일 것 같아요. 두 분은 어떤 과정을 통해 ‘딜레마’를 극복하는 것 같아요?

찬혁 자주는 아니지만 큰 딜레마가 한번 지나간 것 같아요.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주희 예전에는 딜레마가 오면 무척 괴로워하고, 남들과 나를 비교하기도 하면서 나 스스로를 우울하게 만들었는데 지금은 연차가 쌓이고 경험들이 쌓여서 그런지 오히려 모든 걸 내려놓고 머리를 식혀요. 예를 들면, 여행을 가거나 본업에서 벗어난 하루를 보낸다거나. 그러다 보면 다시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당장 눈앞에 있는 일보다 조금 더 멀리의 나를 생각하려 노력 중입니다.

&nbsp;

｜어떻게 보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직업’이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잖아요. 프레임을 벗어난 새로운 창작물을 구현하기 위해 각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찬혁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경험을 끊임없이 합니다. 여행도 좋아하고, 새로운 길로 산책도 많이 하고요.

주희 전시를 많이 보고 예전의 아카이브를 많이 찾아봐요. 결국 유행은 돌고 돌잖아요.

<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8/09/7-ecbae114-55f9-428e-bd09-852f4e7288c6.jpg">
<figcaption>Jacket, Pants - ADER ERROR / Tee - Paul Smith / Shoes - LOEWE</figcaption>
</figure>
｜자신의 아티스트가 제일 자랑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주희 자신만의 언어로 꽉 채운 이찬혁의 솔로 앨범 [ERROR]가 나왔을 때.

https://youtu.be/Y7C8qIpo7Dg

&nbsp;

｜좋은 노래는 언젠가 통한다는 것이 입증된 ‘역주행 곡’. 다음 역주행 신화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아티스트가 되었다면 그게 어떤 곡이 될 것 같아요?

주희 악뮤의 수많은 곡들이 히트가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정규 3집 앨범 [항해]에 수록된 ‘달’이라는 노래를 좋아해요. 가을이 오면 꼭 즐겨듣는, 한 편의 시와 같은 노래에요.

https://youtu.be/cgo6YcqPfno

&nbsp;

｜‘이것’만큼은 이해할 수 없는 상대의 엉뚱한 부분은?

찬혁 글쎄요... 누나는 그냥 귀엽습니다.(웃음)

주희 무대에 오르기 전이나 촬영하기 전 갑자기 다른 옷을 골라 입거나 하는 즉흥적인 행동. 하지만 그 안에는 다 계획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8/16/10-104312bf-6610-4fb8-9aa6-5044a9780c89.jpg">
<figcaption>Top, Tee, Shoes - Givenchy / Pants - LOEWE</figcaption>
</figure>
｜N극과 S극이 서로를 끌어당기듯이 성격과 기질이 정반대인 사람들이 의외로 잘 맞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두 분은 어떤 케이스에 속해요?

찬혁 성격이나 취향이 비슷하진 않은데 사적으로 봤을 때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거 보니 정말 끌어당기는 부분이 있나 봐요.

주희 찬혁이는 ENTP, 저는 ISFJ 완전 정반대의 기질을 서로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일적으로는 찬혁이의 의견을 많이 수용하는 편이라 크게 부딪치지 않는 것 같아요.

&nbsp;

｜찬란한 추억으로 서로의 기억에 자리하고 있을 스팟이 있다면?

찬혁 음... 희한하게 사적으로 본 자리들이 더 기억이 남는 것 같아요. 촬영했을 때보다 카페 가거나 밥 먹었을 때, 같이 플리마켓 했을 때?

주희 ‘DINOSAUR’ 촬영장이었던 제주도. 3일인가 4일을 촬영했는데 첫 뮤직비디오이기도 했고, 아직 멤버들과 친해지기 전이라 무척 조심스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언젠가 다시 한번 다 같이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8/09/9-3fc1e32a-873f-4479-a839-aa40c4406e58.jpg">
<figcaption>Jacket, Pants - ADER ERROR / Tee - Paul Smith</figcaption>
</figure>
｜함께하는 동안 더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을까요?

찬혁 전 그냥 누나가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주희 악뮤의 해외 투어를 기원해 봅니다.

&nbsp;

｜가까운 시일 내에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조금만 스포해주세요.

찬혁 곧 악뮤 싱글 앨범이 나옵니다. 누나가 정말 고생했어요.

주희 2년 만에 악뮤 완전체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https://youtu.be/sxS7ckYGR4M

&nbsp;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딱 한 줄의 편지를 남길 수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은?

찬혁 누나, 오늘도 고생하셨슴다.

주희 찬혁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nbsp;

&nbsp;

&nbsp;

이찬혁 & 스타일리스트 시주희 인터뷰 “‘ENTP’와 ‘ISFJ’ 정반대라서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할 만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