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 style="text-align: center;">Editor Comment</h1>
페노메코의 이번 앨범 [Rorschach]는 명확한 명제가 없다. 어떻게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분명한 설명도 없이 그저 듣는 이들에게 맡길 뿐이다. 서술자인 아티스트가 리스너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랄까.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페노메코가 다음 스탭을 밟기 전 청자들에게 묻는다. 'Your Turn. Tell me, What do you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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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 style="text-align: center;">INTERVIEW</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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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4/24/23_eyes-x-penomeco64415-2-edbb7dad-016b-41e2-8a7a-7f56ecce2086.jpg">
<figcaption>JACKET - EGON LAB / TOP - MAISON MARGIELA / SUNGLASSES - CELINE / PANTS - NO/FAITH STUDIOS / SHOES - RAF SIMONS X DR.MARTENS / BELT - RICK OWENS</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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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앞서, 오랜 시간 기다린 팬들에게 한 마디 먼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페노메코입니다. 오랜 기간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앨범 작업을 하다 보니 시간이 꽤 흘러버렸네요. 팬 여러분들이 기다려 주신 만큼 만족스러운 앨범을 가지고 나올 수 있게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도 부디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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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지겹던 팬데믹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요즘의 하루들이 궁금해요.

사실 저는 팬데믹 이전 상황에도, 당시에도, 이후인 지금도 거의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워낙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밖에 나가는 성격이 아닌지라, 크게 체감 못하고 있달까요. 아, 마스크가 있고 없고의 차이만 느꼈던 시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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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작업이 끝난 뒤에는 푹 쉬었을까요. 앨범을 완성한 뒤 가장 먼저 들려준 사람은 누구였나요.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제 오래된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들려주는 것 같아요. 친구들은 제일 솔직한 리스너이면서도, 어쩌면 제일 든든한 팬이기도 하거든요. 아직 Part 2 앨범이 남아 있어서 휴식은 조금 먼 이야기 같아요. 아마 여름쯤이 되어야 제대로 된 휴식이란 걸 취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때는 마음 편히 쉬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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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이번 앨범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아트워크가 참 인상적이에요. 데칼코마니를 모티브로 잡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단편적인 추측이건대, 앨범을 준비하면서 '로르샤흐' 검사를 받았던 적이 있었던 건지.

정확히 파악하셨어요. 아트워크가 참 인상적이죠? 실제 검사를 받아본 경험도 있고, 그 경험을 하면서 생긴 의문점들이 이번 앨범의 출발점이었어요. 조금 꼬여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검사가 되게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그리고 제가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영화 &lt;왓치맨&gt;의 주인공 ‘로어셰크’의 모티브도 '로르샤흐' 검사라고 하죠. 그런것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앨범의 주제를 구성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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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하지 않은 이번 앨범. 듣는 이들에게 각자의 해석을 맡긴 거겠죠.

‘규정하지 않는다’는 말이 딱 맞아요. 파인 다이닝을 예로 들어볼게요. 파인 다이닝에서는 음식을 먹고 음미하는 방법, 재료나 만든 방식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잖아요.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의미는 있지만, 이번만큼은 각자 먹고 싶은 대로, 느끼고 싶은 대로 즐길 수 있는 그런 앨범이 되길 원했어요. 그리고 제가 정해놓은 기준과 방식이 아닌, 더 날 것의 방식으로 피드백을 듣고 싶은 것도 있었죠. 다른 어떠한 부연 설명도 없이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랄까요? 제가 받을 피드백이 더 냉철하거나 객관적이고, 날카로울 수 있을 거라는 것도 알지만, 이번 앨범의 피드백들이 쌓여 앞으로의 제가 갈 길을 정하는데 좋은 방향키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이 그 과정인 것 같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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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 취향은 어땠나요? 그 취향이 고스란히 유지되어 지금의 페노메코가 되었을까요?

어렸을 때는 그 시절 다들 그랬던 것처럼 디즈니부터 &lt;드래곤볼&gt;, &lt;디지몬 어드벤처&gt;, &lt;나루토&gt;, &lt;짱구는 못말려&gt;, &lt;스폰지밥 네모바지&gt; 등 만화를 좋아했어요. 여전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걸 보면 취향은 바뀌지 않은 것 같죠? (웃음) 어렸을 때나 성장한 지금이나 성향도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이제는 다양한 인물, 캐릭터 요소에서 모티브를 받아 작업물에 녹여 내는 것처럼 영감의 한 요소로서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요. 이렇게 보면 그 취향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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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4/21/23_eyes-x-penomeco65079-1-5deb3bf7-045e-4366-b2dd-90365c512033.jpg">
<figcaption>JACKET - DIESEL / TOP - ASPARAGUS / PANTS - DIESEL / SHOES - DIESEL / NECKLACE - ASPARAGUS</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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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중 애착 가는 트랙이 있을까요? 혹은 작곡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 트랙이 있다면.

약간은 상술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Part 2의 타이틀곡이 아마 [Rorschach] 앨범 통틀어 가장 애착 가는 곡이지 않을까요. 하하. 작업이 끝나고 나서 제 주변 지인들한테도 인생곡이 나왔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정말 만족스럽게 나온 트랙이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Part 1이 애착이 안 간다는 건 아니에요.(웃음) 한 곡 한 곡 전부 오랜 기간 작업해서 그런지 딱 한 곡을 선택하기가 어렵지만, Part 2 곧 나올 테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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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트랙리스트를 보고 가장 듣고 싶은 곡은 아무래도 곡명 때문인지 ‘피융!(PEW!)’이 끌렸던 것 같아요. 어떤 곡인지 직접 설명해 줄 수 있나요.

‘피융’이라는 의성어를 매개체로 다양한 모습을 나타내고 싶었어요. 영화 &lt;원티드&gt;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주인공이 쏜 총알로 주인공이 여태 살아왔던 삶을 되짚으며 리와인드 되거든요. 이 장면처럼 제가 경험했던 것, 이뤄냈던 것 그리고 앞으로 해나갈 것들을 조명시켜주는 매개체로 ‘피융’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어요. ‘피융’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들으면 되게 키치하고 좀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자극적이고 공격성 있는 듯한 느낌이 나기도 하거든요. 이런 중의적인 느낌을 저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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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페노메코에게 어떤 음악을 기대했을까요? 그 바람을 이번 앨범에 충분히 담았을지.

이번에는 팬들 바람을 충분히 담을 작정으로 만든 앨범이에요.(웃음) 지금까지는 제가 원하고, 관심이 있고, 어떻게 보면 자기중심적으로 작업을 해왔던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Rorschach] 앨범은 더욱 팬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그 중간마다 제 개인적인 또 저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잘 융합 시키려고 노력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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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순간에 이번 곡들이 전해졌으면 하나요.

이것 또한 제가 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딱 '로르샤흐' 검사처럼요. 길을 걷다가 듣는 것도, 앨범이 나온 순간 딱 노래에 집중해서 듣는 것도, 다 괜찮지 않을까요? 이번 앨범은 ‘규정하지 않는 앨범’이니까요. 이렇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 하는 건 정말 없고, 단지 하나. 잘 들어주시기만 바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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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외 이 곡은 꼭 들어주었으면 하는 곡이 있다면요.

전부 제 자식 같은 곡이지만, 유난히 한 곡이 이 앨범의 색채와 조금 떨어져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 곡이 7번 트랙 'Trust Me'예요. 어떻게 보면 그 곡을 이 앨범에 넣은 이유도 제 고집이 들어가 있는 부분이겠죠? (웃음) 자극적인 사운드들이 즐비한 트랙들 속에서 ‘페노메코가 항상 가지고 가고 있었던 감성은 아직도 남아있다!’고 알려주고 싶었어요. 제 예전의 앨범을 좋아하시던 팬분들에게도 섭섭해 하지말라고 넣은 트랙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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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할 때 고집하거나 꼭 해야만 하는 습관 같은 게 있을까요.

이게 습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몰입'을 제일 중요시 생각해요. 작업을 주로 집에서 하는 저한테는 생활 모드에서 작업 모드로 전환하는 게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작업날이 되면 그전부터 작업 모드 게이지가 찰 때까지 충분히 준비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편이에요. 3시간, 4시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억지로 하려고 하지도 않아요. 천천히 몰입하려고 준비하다 보면 고밀도로 집중력이 딱! 높아지는 순간이 오게 돼요. 그때가 작업하는 타이밍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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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대표 이미지,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저도 그게 궁금해서 이번 앨범을 내봤어요. 그리고 그 이미지를 정의하기에 [Rorschach] 앨범은 적합하다고 생각하고요. 발매 이후에 반응을 보고 한번 제 이미지를 정의해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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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주어진 일을 더욱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요.

언젠가 돌아올 은퇴를 반갑게 맞이할 수 있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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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뷰에서 ‘영화 한 편 찍자’에 대해 언급한 걸 보았어요. 언젠가 이런 서정적인 감성의 트랙을 기대해 봐도 될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참 좋아하면서도 아쉬운 트랙이에요. 이런 트랙은 제가 만들고 싶다고 만들 수 있다기보다는, 노래가 저한테 찾아와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부디 또 한 번의 ‘영화 한 편 찍자’ 같은 곡이 저한테 찾아와 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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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4/21/5-fad4c1cb-e5d3-423d-bb87-5c1164d69533.jpg">
<figcaption>JACKET - LABELESS / PANTS - VAQUERA / NECKLACE - DAVID AVLN / ACC - HOMMEBOY CO</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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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페노메코의 노래가 허브향이 가득하다고 하던데요. (웃음) 어떻게 생각하나요.

설마 '페퍼민코' 때문인가요?(하하) 허브라고 생각해 주시면 저는 좋은 것 같은데, 좋은 의미 아닌가요? 보통 허브라는 게 요리나 차의 마지막 완성, 마무리 단계에서 향을 터뜨리는 역할을 하잖아요. 그런 의미로 생각하면 하나의 완성된 앨범에 '나'라는 사람을 터뜨려 그 향을 온 사방에 퍼뜨리라는 의미 같아요. 꿈보다 해몽인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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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이 아직 알지 못하는 페노메코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지인들이랑 있을 때는 정말 말이 많아요. 친한 사람들이랑 있을 때는 말이 많은데, 아쉽게도 이건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보여드리고 싶어도 보여드릴 수 없는 게 참 아쉽습니다. 저 나름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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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데뷔하고 10년을 맞이했어요. 10년이란 시간은 페노메코에게 어떠한 시간들이었나요. 모든 순간들이 다 기억에 남지는 않겠지만, 어떤 자양분이 되어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

당연히 이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을 셀 수 있게 된 첫날이 제일 인상 깊은 것 같아요. 10년의 첫 시작, 첫날. 그 시작이 없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테니까요. 그날이 가장 강렬한 기억이고요. 사실 그보다 앞서 ‘음악을 다시 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순간이 더 기억에 남아요. 그날 마음을 먹지 않았더라면, 첫 시작도 없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음악을 할 수 있게끔 제 음악을 들어준 팬들에게 정말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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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으로 페노메코는 어떤 스탭을 밟게 될까요.

이것도 정말 상술 같겠지만 (웃음) [Rorschach] 앨범 이후에 정말 많이 바뀔 수도 있고, 바뀌지 않을 수도 있고 저도 앞으로 제가 어떤 음악을 할지가 궁금해요. 여러분이 [Rorschach] 앨범을 듣고 피드백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앞으로의 방향키를 잘 잡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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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가 나올 때는 이미 [Rorschach]가 세상에 나왔겠죠. 지금 이 인터뷰를 읽으며 들었으면 좋겠는 트랙 하나를 추천해 주며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봐요. 마지막으로 &lt;아이즈매거진&gt; 구독자들에게 전하는 한 마디가 있다면.

'Around (Feat. Yonko)'를 추천해요. 계속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제 앨범을 듣게 되기를 기원하며 'Around (Feat. Yonko)'를 뽑겠습니다. 

끝으로 타 아티스트가 나온 편들만 보다가, 제 앨범을 계기로 직접 이렇게 &lt;아이즈매거진&gt;에 얼굴도 비추고, 제 생각도 전할 수 있게 되어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Rorschach] 앨범 많이 사랑해주시고 저 ‘페노메코’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lt;아이즈매거진&gt; 화이팅! 사.랑.해.요! 아이즈매거진🫶! (&lt;연예가중계&gt; 느낌)

https://youtu.be/-LrCa7Mvh5A

페노메코 인터뷰 “날 것의 피드백을 듣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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