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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태규는 늘 도전한다. 새로움에 반기를 들기보단 반가움을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2021년 그의 행보는 특별하다. 수많은 필모를 축적해온 영화 대신 드라마 <펜트하우스>로 다시금 전성기를 맞음과 동시에, 긴 공백기 이후 그동안 얼굴을 비추지 않던 예능과 다큐 프로그램으로의 복귀 후 형형히 빛나는 활약을 드러내고 있다. 흥미로운 행보와 함께 그는 올해로 데뷔 21년을 맞으며 연예인으로서 스물 한 살이 됐다. <눈물>의 창으로 시작해 <품행제로>의 수동, <논스톱 4>의 봉태규, <광식이 동생 광태>의 광태, <리턴>의 김학범 그리고 <펜트하우스>의 이규진에 안착하기까지. 변화의 격동기를 지나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선명히 그리며 그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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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태규는 000다. 본인 소개. 봉태규는 하시시 박 남편이다 ｜늘 자신을 배우 아닌 '연예인'으로 소개하더라. 특별한 이유가 있나? 어느날 문득 ‘연예인’이라는 단어가 하대 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예인’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배우도 있고 가수도 있고 코미디언도 있는데, 누군가는 연예인이라고 하면 자신을 낮추어 표현하는 거라 생각하는듯하다. 그래서 나라도 조금은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에 오래전부터 나를 연예인이라 소개하기 시작했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학창 시절엔 입시 미술을 했었다. 수능을 망치면서 실기에 목숨을 걸었는데 오른쪽 팔을 다쳐 재수를 준비해야 했다.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러 나갔던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 맥도날드(지금은 사라진)에서 우연히 어떤 영화사 조감독님께 명함을 받았다. 신기함에 영화사에 놀러 갔고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합격을 했다. 그게 데뷔작인 <눈물>이다. 그렇게 지금까지 연기를 하게 됐다. ｜배우로 21년. 벌써 활동한지 20년이 넘었다. 봉태규라는 화려한 배우가 맞이한 2021년은 어떤가. 벌써 21년이지만 특별한 건 없다. 그저 건강하게 지금을 잘 보내고 싶다. ｜이렇게 오랜 시간 배우를 할 수 있던 원동력을 꼽자면? 어릴 때는 콤플렉스가 나의 원동력이었다. 지금은 하시시 박 작가님. 멋있는 그분과 최대한 비슷해지고 싶다는 열망이 크다. 그 방법으로는 내게 연기밖에 없다. ｜요즘 연기 외에 공들이고 있는 일이 있다면? 글쓰기. ｜책까지 출간할 정도로 글에 애정을 담아 쓰게 된 계기가 있을까? 일 없이 한참을 보내고 있을 때 인생에서 내가 안 해본 일이 무엇이 있었을까 고민을 해봤다. 생각보다 책을 많이 읽지 않았더라. 그래서 보이는 대로 이것저것 읽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막연하게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cycloneslider id="1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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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연기 실력만큼이나 패셔니스타로도 꽤 많은 활약을 보여왔다. 지금껏 추구해온 스타일을 소개하자면? 연예인으로 데뷔한 이후로는 유행하는 스타일을 많이 찾아 입었다. 어릴 때는 힙합 스타일도 고집했고. 한때는 아메카지에 빠지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미니멀한 게 가장 좋다. 기본에 충실한 좋은 소재의 잘 만든 옷. 다만 여전히 빈티지는 좋아한다. ｜캐릭터와 연관 짓기 위해 실제 작품 속 룩에도 고심하는 편일 것 같은데. <리턴>때는 재벌집 아들을 연기했지만 일반적으로 형상화되는 게 싫어 스트릿 무드가 섞인 의상들을 많이 입었다. 특히 고샤와 같은 러시아 디자이너들의 룩을 많이 참고했다. <펜트하우스>에서는 톰 브라운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규격화된 스타일이 극중 마마보이 캐릭터와 어울려 즐겨 입었는데, 시즌 3에서는 보다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옷을 너무 좋아해서 이런 일까지 해봤다? 아주 어렸을 때 디올 옴므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사이즈별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 세세하게 관찰해보고 싶어 옷을 해체해서 살펴보기도 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일인데, 나중에 옷을 다시 입기 위해 하나로 합치면서 수선비가 엄청나게 나왔던 기억이 있다. ｜요즘 눈여겨보고 있는 아이템? 부츠 ｜최근 #내돈내산 템. 보테가 베네타, 블랙 팬츠 ｜스타일링할 때 영감 얻는 요소? 영감의 요소가 있다기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관찰한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신체에 변화가 생기는데, 그런 부분을 면밀히 보며 몸에 맞는 옷을 입으려 노력한다. ｜가장 애착을 가진 패션 아이템 세 가지. 나이키 운동화. 빈티지 리바이스. 미니멀한 무지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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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기로 사람들에게 잊히는 것 같아 안도감이 들었다는 인터뷰를 본 적 있다. 당시는 연예계라는 치열한 세계와 멀어지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었던 것 같다. 안 좋은 일들이 겹치면서 공백기가 생겼고 어쩌면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유지할 수 없겠다는 걱정을 많이 했다. 직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하면서 스스로도 굉장히 무기력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무념무상의 상태에 다다랐다. 삶의 포기라기보다는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을 내버려 뒀던 거 같다. ｜다시 복귀할 수 있었던 힘? 하시시 박 작가님을 만난 게 가장 크다. 연애와 결혼을 하던 당시 연기할 때의 나를 보여준 적이 없었기에 한 번은 꼭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원래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하는. ｜2013년 작품을 끝으로 스크린에서 긴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주 종목인 영화를 뒤로하고 <방구석 1열>, <슈퍼맨이 돌아왔다>, <당신이 혹하는 사이>과 같은 예능, <리턴>, <펜트하우스>와 같은 드라마를 통한 연기 복귀를 한데 이유가 있었을까. 영화와는 인연이 닿지 못했다는 게 가장 먼저다. 그렇다고 서두르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좋은 작품에 출연할 거라 믿으니까. 반면 늘 예능인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힘들 때 예능 프로를 보면서 위안을 많이 받기도 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예능에 참여하게 됐다. 시작은 <방구석 1열>의 진행인 것 같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벗어난 새로운 도전 종목, 진행 MC다. 13년 이후 뚝 끊어진 실이 이 프로그램으로 조금씩 연결되고 있다. 이렇게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결과물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이제는 연예 활동에 있어서 예능이 또 다른 나의 즐거움이 됐다. 앞으로도 꾸준히 하고 싶다. [cycloneslider id="11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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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 지형이 눈에 띄게 바뀌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영화는 온통 ‘넷플릭스 개봉 확정’이란 소식을 전하기 바쁘니. 줄곧 극장 스크린에서 모습을 보인 봉태규는 이에 대해 어떤 감회를 느낄까. 결국 수요자의 상태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 같은데, 팬데믹 이후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극장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고.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힘은 극장이 유지되어야 얻어지는 것이 있다고 믿는다. 처음 데뷔했을 때도 영화가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격동기였다. 컬러 TV가 처음 등장할 때 모든 영화 산업이 위기일 거라 했지만, 결국 TV도 남았고 영화도 남아있는 것처럼. OTT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가장 애착을 담았던 작품? <논스톱>. 정말 대학교를 다니는 기분이었다. 너무 즐겁게 촬영했었다. 정극을 하겠다고 결심하면서 역대 가장 빠르게 그만뒀었는 데 돌이켜 보면 너무 아쉽다. 마지막까지 했으면 좋았을 텐데. ｜어떤 작품 속 인물이 봉태규라는 사람과 가장 많이 닮았을까. 하나를 꼽을 수 없다. 모두 내 모습의 일부분이다. ｜지금까지 함께 해온 배우 중 최고의 호흡을 기억하는 배우는? <펜트하우스>의 출연진들. 너무나 성실히 최선을 다한다. 많이 느끼고 배우는 중이다. [cycloneslider id="1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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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펜트하우스>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데 반응을 예상했나?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든 생각 처음부터 잘 될 거라 생각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다. 규진이가 가진 마마보이라는 설정이 앞서 많이 보인 모습이라 다르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그 점도 다행히 잘 전달이 된 거 같아 기쁘다. ｜<펜트하우스> 첫 공식 석상에서 선을 넘는 패션으로 이목을 끌었는데. 고정관념이라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아이들이 생기면서 이런 것들이 우리들에게 건강하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내가 어른으로 혹은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해줘야 한다면 직접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객관적인 기준 때문에 아이들이 자라면서 만들어 놓은 주관적인 견해를 꺾지 않았으면 했다. 세상에 다양한 견해와 취향이 존재한다는 예시를 보여주고 싶었다. ｜지독한 악역을 연기한 <리턴>. 기세를 이어 <펜트하우스>의 ‘이규진’ 역할을 시원하게 소화해냈다. 연이어 비슷한 결의 캐릭터를 맡았고 이슈를 몰았는데, 캐스팅 비하인드가 있을까? 실제 반전 성격의 소유자라든지. <리턴>과 <펜트하우스> 주동민 감독님은 데뷔했을 때의 날 것 같은 내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셨다. 그래서 그걸 다시 보여주면 신선할 거라 생각하셨다고 한다. <리턴>은 뻔한 악역을 캐스팅하고 싶지 않다는 주동민 감독님의 의지에서 시작됐다. <펜트하우스>도 그런 감독님의 아이디어를 김순옥 작가님께서 흔쾌히 받아 주셔서 가능했고. [cycloneslider id="1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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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펜트하우스> 촬영 현장 속 기억? 개인적으로 주단태, 하윤철, 이규진 이렇게 세 캐릭터가 바보짓 할 때가 제일 즐겁다. 소동극처럼 우당탕거리며 싸우는 것도 좋고. 아주 험악한 대사를 쏟아 내지만 너무 친한 사이라 항상 웃으며 촬영한다. 물론 서로에게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고. ｜<펜트하우스 3>의 결말 힌트를 초성으로라도 들을 수 있을까. 거짓 보탬 없이, 나도 정말 궁금하다. ｜<펜트하우스 3> 외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차기작이 있나. 아직은 없다 조만간 결정할 것이다. ｜지금까지 맡아온 배역을 살펴보자면, 잡티 없이 해맑은 청년, 철부지 동생 등 개구진 모습이 많았다. 실제 성격은 좀 더 진중한 타입인 것 같은데. 중후하고 진지한 모습으로의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진 않은가? 예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요즘 진행을 맡고 있는 <방구석 1열>, <당신이 혹하는 사이>에서 다른 이면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언젠가 연기로 보여줄 순간이 분명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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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면? 결혼.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 가족들과 있을 때. ｜<슈퍼맨이 돌아왔다> 속 시하에게 고정관념을 강요하지 않던 모습이 떠오른다. 아이들에게 어떤 세계관을 그려주고 싶은가. 나는 그저 지켜보기만 할 것. 모든 건 시하와 본비가 결정하면 된다. ｜봉태규의 가족을 닮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봉태규만의 꿀팁을 전하자면? 난 개인의 행복이 우선이다. 가족이라는 거대한 의미로 인해 개인이 희생하거나 상처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 하시시 박 작가님은 작가님처럼, 본비는 본비처럼, 시하는 시하처럼 나는 나처럼 지내는 중이다. 그러다 가끔 가족으로 합체하면 된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하고 싶은가? 다시 태어날지도 모르는데 그 훗날까지 생각하는 건 너무 버겁다. 무엇이 되었든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전에..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21년간 배우 생활을 이어온 봉태규 본인에게 한 마디? 네가 대단해서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게 아니야. 아직까지 너를 지켜봐 준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거 잊지 마! ｜마지막으로 <아이즈매거진> 독자들을 위한 한 마디? 우리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요 :)

봉태규 인터뷰 “나는 원래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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