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 style="text-align: center;">Editor Comment</h1>
&ldquo;거창한 전략은 없고, 그냥 하던 걸 계속하면서 천천히 성장하고 싶은 마음입니다.&rdquo; 수줍은 얼굴로 내 앞에 선 그는 꾸밈이 없었고, 꽤 솔직했다. 기대했던 아름다운 답변이 아닐 텐데 괜찮냐며 조심스레 입을 떼고는 가감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없으면 없는 대로, 또 있으면 있는 대로. 한국 방문기부터 브랜드의 방향성, 그리고 새로운 챕터까지 키코 코스타디노프와 나눈 대화 전문을 지금 바로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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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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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10/31/KIKO-d2228462-b7c7-4c24-8828-6d68570ab132.jpg" />
<figcaption>KIKO KOSTADINOV</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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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아이즈매거진&gt;과 첫 만남이네요. 구독자들에게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키코 코스타디노프입니다. 남성복, 여성복, 그리고 저희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아식스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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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와 끈끈한 파트너십을 선보인지 벌써 6년이 되었습니다. 이번엔 '아식스 노발리스'라는 브랜드 라인을 론칭하면서 새로운 챕터를 열게 되었는데, 어떤 프로젝트인지 소개해 줄 수 있나요.
협업 초기부터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입니다. 저희는 처음에 단순한 브랜드 협업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더 큐레이션 쪽으로 콘셉트를 옮겨가는 작업을 해오고 있었는데요. 이제는 저희도 브랜드의 일부가 되었다고 생각해 아식스와의 협업을 통해서 핵심적인 룩을 보여주고 싶었고, 이번 프로젝트를 론칭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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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 뒤에 &lsquo;노발리스&rsquo;라는 단어가 붙었습니다.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lsquo;노발리스&rsquo;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어요. &lsquo;Nova&rsquo;가 &lsquo;새롭다&rsquo;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lsquo;Valis&rsquo;가 땅, 대지라는 뜻이 있어서 &lsquo;완전히 새로운 대지&rsquo;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lsquo;아식스&rsquo;라는 이름도 라틴어에서 왔기 때문에 하나의 관용구가 될 법한 표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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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부터 풋웨어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있다면요.
어떤 특정한 아이템을 가장 선호하진 않습니다. 제가 하나를 꼽으면 그 특정한 아이템에만 시간을 많이 쏟았다고 호도가 될 수 있어서요. 대신에 저는 작품들을 하나의 아이템이 아닌 전체로 봐주길 바랍니다. 어떤 아이템이 좋다는 건 그 날, 그 주 혹은 나의 기분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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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협업과는 조금 다르게 미니멀하고, 절제된 풋웨어 비주얼이 돋보입니다. 확실히 로라 &amp; 디아나 패닝의 색채가 많이 묻어난 스타일이라고 느껴지는데, 풋웨어 라인에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번 컬렉션을 통해서는 스포츠의 성능이나 퍼포먼스보다 미학적인 부분을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실용성, 우아함, 유니섹스 이러한 가치들을 더욱 보여주고 싶었죠. 남성, 여성을 굳이 구분 짓지 않고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게요. 이번 컬렉션에서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옷장 속의 아이템과 믹스해서 착용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원했습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가격도 합리적인 포인트로 정했고요.
<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10/31/LOGO-fc69077c-2dce-478e-8df8-598312d02dc0.jpg" />
<figcaption>KIKO KOSTADINOV</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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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 노발리스의 로고도 눈에 띄는 포인트 중 하나인데요. 사람이 빠르게 뛰고 있는 듯한 형상으로 보여집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뛰고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lsquo;휴머노이드&rsquo;라고 생각했어요. 이 로고가 그래서 재밌는 것 같습니다. 이 로고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전부 달라지거든요. 어떤 분들은 &lsquo;강인한 여성이 머리를 흩날리면서 뛰는 모습같다&rsquo;라고 하기도 하고, 농구 가방을 멨다던가, 백을 메고 가는 모습 같다고도 하죠. 이 로고를 보는 사람들이 어떤 레퍼런스를 가지고 해석을 하느냐, 그리고 그 쉐입 혹은 여성을 볼 때 어떤 가치관과 관점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보는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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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뷰 행사가 가장 먼저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진행되었죠. 세계 곳곳에서 새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특히 이 두 나라를 주목한 이유가 있다면요.
저희가 아식스 미팅 때문에 일본에 자주 가긴 합니다. 시즌별로 리뷰를 하러 오기도 하고, 새로운 컬렉션 개발을 위해서도 우선순위로 두고 아식스 본사를 방문하죠. 그러다보니 아식스 본사가 있고, 아식스 탄생지이기도 한 고베에서 먼저 프리뷰를 하고 도쿄를 거쳤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특별한 행보를 만들고 싶어서 한국을 선택하게 됐어요. 한국에 있는 고객분들에게 조금이나마 &lsquo;우리는 이런 브랜드다&rsquo;라는 소개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거든요. 또 아주 천천히 조금씩 한국 고객들에게 저희를 좀 더 알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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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이벤트를 개최할 장소로는 &lsquo;애딕티드&rsquo;를 선택했습니다.
&lsquo;애딕티드&rsquo;는 처음부터 저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곳입니다. 저희와의 관계도 굉장히 좋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애딕티드를 프리뷰 장소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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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국에서의 인기도 굉장한데, 이를 체감하고 있을까요.
사실 저는 스튜디오 안에서의 작업에 집중하는 편이라 바깥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몰라요. 또 제 통제 밖에 있는 일이라 그렇게 관심을 많이 두는 편도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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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식스와의 협업 컬렉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모델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lsquo;젤 코리카&rsquo;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충격은 아직까지 잊히지 않는데요. 스니커가 그토록 사랑스러울 수도 있다는 걸 알게 해준 모델이었죠.
&lsquo;젤 코리카&rsquo;라니, 귀엽네요. 저는 모델 하나를 딱 집어서 말하는 게 쉽지 않아요. 미래를 보면서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과거에 이미 지나간 작업에 대해서는 크게 미련을 두지 않거든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기분에 따라서도 선호하는 아이템이 달라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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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quo;우아한 실용성&rsquo;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 철학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지금까지 해오던 작업들의 자연스러운 진화를 보여주는 철학이라고 생각해요. 패션 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시장에 대응하면서 만들어왔던 철학이죠. 패션위크에서는 그 목적에 맞는 의상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저는 런웨이에서 내려온 의상들은 하나의 아이템별로 또 목적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부터 5년, 10년 후에는 또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일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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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에서 나고 자라다, 열여섯이 되던 해 런던으로 이주했죠. 과거 그곳에서 보고 경험한 많은 것들이 지금의 패션 커리어에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 같은데요.
저는 런던이 패션 측면에서 제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워낙 어린시절부터 옷을 좋아했거든요. 자라면서 스타일리스트나 바이어처럼 옷과 관련된 직업을 갖기 위해 패션 학교를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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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기도 전에 스투시와의 협업을 선보였습니다. 촉망받는 천재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고, 거침 없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죠. 하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 크고 작은 위기들이 있었을 텐데요. 지금의 키코 코스타디노프가 되기까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패션 업계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게 가장 힘들어요. (웃음) 그리고 당연히 어려운 점 많습니다. 지난 5년은 특히나 굉장히 많은 일을 했는데, 패션 업계는 일을 더 하면 할수록 성장을 하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더 많이 따라오게 되거든요. 이 일이 재밌다고 느끼는 시간은 한 1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나머지 90%는 말 그대로 비즈니스입니다. 생산은 어떻게 할지, 아웃소싱이라던가 패션쇼, 공장 관리 이런 것들이 전부 &lsquo;현실&rsquo;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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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국을 찾았었죠.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소맥, 볼링 등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방문 이후 가장 인상적인 기억 하나를 들려준다면요.
저의 두 번째 한국 방문이었는데요. 현지 친구들을 만나서 로컬 플레이스를 다녔던 게 가장 재밌었어요. 도쿄나 뉴욕, 멕시코를 가도 똑같아요. 거기에서 현지 친구들을 만나서 현지 장소들을 많이 돌아다니려고 하죠. 한국에 며칠밖에 머무르지는 못했지만 또 나가서 한 잔 하기도 하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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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한국에 방문했을 때는 동묘를 거니는 수많은 사람들의 패션을 보고 동묘를 &lsquo;세계 최고의 거리(Best street in the world)&rsquo;라고 표현했습니다. 여전히 그럴까요.
동묘는 지금도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장소에요. 벼룩 시장도 그렇고요. 그곳에서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 좋고, 각각의 도시에서 컬러나 패턴, 비율에 대해서 어떤 감을 가지고 패션에 접근하는지 볼 수 있어서 재밌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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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 노발리스 론칭을 준비하며 굉장히 바쁜 나날들을 보냈을 것 같은데요. 하루를 마무리하는 당신만의 나이트 루틴이 있나요.
화려한 루틴은 없어요. 퇴근 후에는 강아지랑 같이 산책하는 것,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공원을 지나서 가는 것 정도입니다. 집에 오면 최대한 업무 스위치를 끄고 있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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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입니다. 키코 코스타디노프의 다음 스텝은 어디로 향할까요.
거창한 전략은 없고, 그냥 하던 걸 계속하면서 천천히 성장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계속 파리에 있을 예정이에요. 앞으로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거든요.

아식스 노발리스 론칭 기념, 키코 코스타디노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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