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Comment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된 프로듀서이자 라디오 진행자인 제인 로우(Zane Lowe). 애플뮤직(Apple Music)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애플뮤직 라디오 프로그램 '애플뮤직 1'의 호스트 제인 로우의 쇼는 레이디 가가(Lady Gaga),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릴웨인(Lil Wayne), 더 위켄드(The Weeknd), 엘튼 존(Elton John) 등이 최초로 앨범을 공개하는 공간이자, 새로운 음악을 먼저 공연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165개 이상의 국가에 송출되는 그의 방송.

그는 방송인으로서 MTV UK와 XFM에서 음악 방송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두각을 나타낸 뒤 BBC Radio 1에서 13년 동안 <New Music> 쇼를 진행한 바. 이어 2015년 애플뮤직에 합류했으며, 칸예 웨스트(Kanye West), 아델(Adele),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릴 나스X(Lil Nas X), 니키 미나즈(Nicki Minaj), 믹 재거(Mick Jagger) 등을 비롯해 BTS, 블랙핑크, 뉴진스와의 인터뷰를 선보여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 최근 첫 솔로 앨범 [GOLDEN]을 발매한 정국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찾은 그. 이를 기념해 제인 로우를 만나 정국과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그의 삶에 있어서의 음악에 대해 들어보았다.

INTERVIEW

｜수많은 인터뷰를 해온 인터뷰어에게 인터뷰를 하려니 참 떨린다. 오늘은 무슨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나.

서울에 밤에 도착했는데, 비행기에서 해가 지는 아름다운 도시 광경을 봤다. 착륙 이후에는 젠틀한 음악을 들었다. 닐스 프람(Nils Frahm)의 피아노 곡과 어 윙드 빅토리 포 더 설런(A Winged Victory for the Sullen)의 앰비언트 뮤직. 서울에서의 경험과 잘 어울리는듯하다. 요즘엔 현악기와 소프트한 음악 그리고 앰비언트 뮤직을 주로 듣기도 하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그런 음악을 들었고, 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걸어 다니면서도 아름다운 피아노와 현악 선율을 많이 듣는다.

｜그러한 음악이 서울의 어떤 점과 비슷했나.

매일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듣는데, 서울에 처음 왔을 때 딱 피아노와 현악기 음악이 흘러나왔고 무언의 감동을 느꼈다. 이 특별함을 계속 지속하고 싶어, 여기 있는 동안 계속 그러한 유형의 음악을 들었다. 걸어다닐 때도 물론이고. 이번 방문은 정말 뜻깊은 시간이다. 항상 한국 그리고 서울에 오고 싶었다. 여기 있다는 자체가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나중에 유사한 음악을 들었을 때 서울의 풍경이 생각날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시 이런 특별한 기억이 있는 음악이 또 있을까.

최근 가족들이 있는 뉴질랜드를 자주 방문하고 있다. 근데 어머니가 더 이상 주택에 살고 있지 않아 가면 있을 데가 없다. 요즘에는 호텔에서 머무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지만 호텔에서 숙박을 한다는 게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왜인지 모르게 데프톤즈(Deftones) 음악을 굉장히 많이 듣는다. 가사가 주는 감정과 퍼포먼스 그리고 또 헤비메탈과 관련돼 있는 것 같다. 취약한 상황에서 헤비 록에 끌리는 것 같달까. 데프톤즈를 정말 좋아하고 이제는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뉴질랜드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성장기 시절을 보내고 현재는 LA에거 거주하고 있다. 각 도시마다의 느낌이 궁금하다. 도시별 본인에게 미친 영향 역시 다를 것 같고.

어린 시절을 뉴질랜드에서 보냈는데, 당시에는 인생이 어디로 갈지, 음악과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음악을 만들지 프로듀싱을 할지 아니면 음악에 대해 글을 쓸 건지 TV에 출연할지 등 다양한 기회에 대해 고심했다. 뉴질랜드에서 보냈던 시기를 돌이켜 생각하면, 질문은 많지만 답은 많이 없었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성장하기에는 정말 재미있는 곳이었다. 방해하는 요인도 없었고, '이건 좋아하지 말고 이걸 좋아해야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없어 개인적인 음악 기호를 탐구할 수 있었으니까. 뉴질랜드에서 광범위한 음악적인 기호를 개발했던 것 같다. 록 음악, 힙합, 댄스, 포크 음악, 팝 음악, 클래식 등 모두 다 경험했다.

이후에 런던으로 이주했는데, 런던은 매우 구체적인 창의적인 정체성을 가진 도시라고 생각한다. 영국은 이 음악 유형이랑 다른 음악을 합쳐서, 완전히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영국 음악 신에 완전히 전념해야 했어야 했다. 왜 이런 음악을 내가 좋아하고, 이 음악이 왜 특별한지 파악하기 위해 공부하고 음악을 듣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던 이유인 셈. 이 과정에서 영국에서 정말 좋은 음악 교육을 받았다. 살면서 접했던 최고의 음악 중 다수가 영국 음악이었고 정말 독특하고 특별한 곳이었다.

다음 캘리포니아로 이사했을 때는 앞서 말한 경험을 모두 한 이후였다. 미국에 가서 팝 음악을 접했고, 팝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영국에서는 많이 접하지 못한 분야였으니까. 팝 음악도 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제는 팝 아티스트조차 음악에 대한 좀 더 깊은 대화를 하기 원하고, 음악 관련 관심사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굉장히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팝 음악을 탐구할 수 있었다.

지금은 서울에 있는데, 여기 있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이 도시 그리고 한국이 글로벌 음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래를 듣고 밴드를 만나고 퍼포먼스를 보고. 수억 명의 사람들이 한국 음악에 반하고 음악을 즐기는 광경을 본 이후에 이 도시에 왔다는 경험 자체가 너무 좋다. 그 음악이 여기에서 왔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그리고 K팝뿐만 아니라 이곳에는 다양한 유형의 음악이 존재한다. 서울은 다른 도시 3곳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래서 서울에 와서 너무 즐겁고 매우 편안한 느낌을 받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j-Yo8OdN4g&t=42s

｜조금 전 정국과 인터뷰를 하고 왔다고 들었다. 그와는 첫 만남이 아닌데, BTS 멤버들과 다같이 보고 2년 만에 다시 만난 소감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첫 만남은 그래미 어워드의 레드 카펫에서였다. 굉장히 짧은 만남이었고, BTS의 다른 멤버들도 있어 모두에게 인사한 정도였다. 대화라고 할 수 없고, 이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격리된 상태라 화상으로 만났다. 그래서 대면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말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정국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공연, 음악 그리고 예술 세계에서 너무 많은 것을 이뤘고, 수백만 명의 관중 앞에서 공연을 한 사람이다. 보통 많은 성과를 이룬 사람을 만나면 아우라 혹은 확신, 무언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정국에게서 이런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본인의 재능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잘 이해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만다는 것 자체가 정말 좋다. 정국이 바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고.

한 가지 첨언하자면, 정국은 매우 겸손하고 본인이 하는 일에 깊이 집중하는 사람이다. 이런 성실함과 겸손함의 조합은 이전에 슈퍼스타들에게 봤던 자질인데, 바로 그런 자질을 정국에게서 보았고 이러한 조합으로 인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정국과는 무슨 대화를 나누었나. 아무래도 그의 첫 앨범에 대한 얘기가 주였을 것 같은데.

전체 앨범을 다 들을 수는 없었지만, 음악에 대해 알 수 있을 만큼은 들었다. 신나는 모던 팝 음악이었고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가 조합됐다. BTS 멤버들이 그룹 활동을 하면서 솔로 앨범도 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우면서 정말 좋은 일인 것 같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BTS가 완전체로 나오면 모두에게 정말 설레는 시기가 될 것 같다. 정말 많은 영향력을 지닌 그룹이면서 지금도 성장하고 있고 다양한 음악을 듣고 시도하는 걸 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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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가 공개됐을 즈음에는 그의 앨범이 발매된 이후다. 어떤 마음으로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들었으면 하나.

정국이 말하길 큰 소리로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앨범을 온전히 즐길 수 있길. 그는 이 앨범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팬들이 빨리 앨범을 들어보길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앨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피드백도 받아보고 싶다고.

｜요즘 주목하는 아티스트가 있나. K팝 아티스트 중에서도 있는지 궁금하다.

K팝 커뮤니티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정말 좋은 아티스트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뉴진스의 음악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노래를 선보이는 방식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다. 흥미로우면서 자유롭고, 90년대 힙합과 R&B 느낌까지. 지금까지 노래를 낸 방식이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노래도 키치하고 좋고. K팝 말고는 라이언 비티(Ryan Beatty)라는 아티스트를 정말 좋아한다. 앨범은 [Calico]. 뛰어난 작곡가이자 가수 그리고 퍼포머로 가장 좋아하는 앨범 중 하나다.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새 앨범을 듣기 전 이런 무드의 곡이 나올 것이라 예상되기도 할 것 같다. 그럼에도 일말의 예상을 뛰어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 중 다수는 청취자가 원하는 혹은 팬들이 원하는 음악을 생각하는 대신, 본인이 그 당시 만들고 싶은 음악에 집중을 한다. 라디오헤드(Radiohead)의 톰 요크(Thom Yorke), 본 이베어(Bon Iver), 피제이 하비(PJ Harvey) 등. 굉장히 개인적인 방식으로 활동하는 일렉트로닉 음악 분야의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도 그렇고.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음악을 듣고 놀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렇다고 모두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AC/DC는 본인들에게 완벽한 음악 스타일을 이미 파악했기에 50년째 변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계속 형태를 변화하는 아티스트를 발견할 때 정말 기쁘다.

｜처음 새로운 노래를 들을 때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었을 때, 그 느낌이 같을 때도 있지만 다를 때도 있을 것 같다. 노래를 완전히 이해하고 본인의 관점으로 해석하기 위해 보통 몇 번 정도 듣나. 새로운 음악을 소비하고 향유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정말 좋은 질문이다. 때론 즉시 공감하고, 때론 그 음악만 10번 계속 반복해서 듣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때에는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처음에는 완전히 이해나 공감을 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공감하게 될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 노래 그리고 음악은 삶의 일부이지 않나. 처음 들었을 때는 공감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차에서 혹은 다른 시간대에 다시 들어보고 공감하는 경우가 있다. 음악에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장소를 찾게 된 것. 아티스트에 대해 알고 이들의 능력을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조금 더 오랜 시간이 걸린 케이스가 있다. 즉각적인 첫 인상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지만 결국은 투자가 정말 중요하다. 음악에 대해 시간, 에너지 그리고 열정을 투자하는 것.

｜음악을 하루 종일 들을 것 같은데 일상에서 음악이 없는 시간이 있나.

항상 음악을 듣는 것은 아니다. 아내가 원하지 않을 때도 있고.(웃음) 음악에 대한 기대를 하려면 벗어나 있어야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즐거움이고 원할 때 들어야 한다. 뭔가를 정말 좋아한다고 해도 언제 듣고 언제 듣지 않을지 선택하는 게 중요하니. 그렇기에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일부인 음악이 질린다거나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차에 타거나 일하러 가서도 음악을 듣지만, 때때로 음악을 안 듣고 TV에 집중하고 싶다거나 혹은 산책을 가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당연히 있다.

｜음악이 곧 삶이지만 분리하는 자세가 대단하다.

물론 오해는 말아달라. 어렸을 때만큼이나 지금도 음악에 집착할 정도로 좋아한다. 하지만 이제는 가정이 있고 아내와 두 아들이 있다. 그래서 일상에서 예상치 못하게 일어나는 일들이 많다. 젊었을 때는 나와 음악만 있었다. 여타 방해 요인을 비롯해 음악에서 나를 벗어나게 할 요인이 없었던 것. 근데 사실 아들 둘 다 음악을 만들고 있고 나중에는 직업적으로 음악을 할 예정이다. 그래서 지금도 집안에는 항상 음악이 있다.

좋아하는 일에 전념한다는 점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아름다운 가정이 있으면서 동시에 내 곁에는 항상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음악도 있다. 즐거움, 축하 그리고 슬픔 모든 순간마저도.

｜패션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들었다. 자신만의 취향을 찾는 일은 어쩌면 본인 스타일의 음악을 찾는 것과도 같을까.

쇼핑을 좋아한지 10년 밖에 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뭘 입을지 전혀 고민하지 않았으니 신경을 안 썼다. 로스앤젤레스로 이사 오면서 왜 내가 입는 옷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지라는 물음과 좋은 느낌을 주는 옷을 입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옷을 찾아보고 브랜드와 스타일 그리고 패션을 좋아하게 됐다. 수년간 무시하고 살았던 예전 사진을 보면 "도대체 뭘 입고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웃음)

｜로스앤젤레스의 쇼핑 스팟을 추천해준다면.

이곳에는 정말 좋은 곳들이 많다. 라 브레아(La Brea)에는 좋은 곳들이 몇 군데 있는데, 트레이딩 포스트(Trading Post)란 곳에는 정말 입기 편한 루즈하고 좋은 천을 쓰는 캐주얼한 옷들이 많다. 그리고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을 정말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하이패션 디자이너. 그 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 매장 직원들이 나를 알고 있을 정도랄까. 마하라시(Maharishi)도 좋아한다. 꽤 오래된 브랜드. 하디 블레크만(Hardy Blechman)이 론칭한 브랜드인데, 작품의 일부 같아 정말 팬이다.

또 톰 브라운(Thom Browne)은 물론 콜드플레이(Coldplay)의 가이 베리먼(Guy Berryman)이 선보인 어플라이드 아트 폼(Applied Art Forms)도 좋아한다. 뛰어난 디자인 안목을 보여주는 옷. 약간 헤비하지만 입기 좋고 패션을 좋아하는 남성을 위해 적합한 옷이다. 그리고 프로스펙티브 플로우(Prospective Flow)라는 곳도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일본 디자이너가 만든 라벨인데 정말 좋은 옷들을 선보인다. 말하다 보니 계속 말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음악과 패션 외에도 흥미롭게 본 관심사가 있다면. 평소 취미를 말해줘도 좋겠다.

스포츠도 좋아한다. 보는 것뿐만 아니라 얘기하는 것도 좋다. 음악에 이렇게 깊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아마 스포츠 분야에서 일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음식도 좋아한다. 하루 종일 음식 얘기를 할 수 있다.(웃음)

아, 조명도 선호하는데 조명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해보진 않았지만, 조명 디자인을 정말 좋아한다. 제품 자체와 더불어 빛이 비치면서 공간에 선사하는 무드를 좋아한다. 집을 몇 년간 꾸민 적이 있는데 조명은 내 담당이었다. 상당히 관심이 있는 부분이고 아름답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조명이 잘 돼 있지 않은 곳은 나쁜 공간처럼 느껴질 정도다.

｜생각지도 못한 주제다. 조명에 대해 조금 더 말해 준다면.

만약 식당에 갔는데 조명이 잘 돼 있으면 음식이 별로 맛있지 않아도 괜찮은 수준이라 생각한다. 평소 스페인에서 특정 램프를 많이 주문한다. 스페인과 같은 국가에는 아름다운 등이 많다. 램프, 스콘스 등. 따뜻하면서 차분한 느낌을 주는 조명이 조성된 환경에서 행복해지는 것 같다. 학교 또는 과거 업무 공간에서는 기능적인 역할만 하는 딱딱한 느낌을 주는 조명들이 있었는데, 일하는 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현재는 사무실에서도 신중하게 램프를 배치하면서 나에게 맞도록 꾸미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4WL11xKIBk

｜제인의 쇼는 세계 최초로 앨범을 공개하는 공간이라는 타이틀이 독보적이다. 그간 진행한 인터뷰 중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을까.

얼마 전에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 감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말 대단했다. 자신을 꼬집을 정도였으니.

가장 좋아했던 대화 중에는 몇 년 전 'Shangri La Studio'에서 릭 루빈(Rick Rubin)을 처음 만났는데 이 또한 중요한 순간이었다. 또한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와 진행한 2번의 인터뷰도 모두 중요한 순간이었다. 앞서 말했듯 팝 음악은 과거에 많이 집중하지 못했던 분야였는데, 이전과는 다른 경험을 한 아티스트에게 질문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인터뷰 측면에서 지난 5년간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아티스트의 예술가적 정신 그리고 경험에 대해 더 많은 호기심이 생겼다.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아티스트들이 훨씬 더 진솔한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들이 진행 중인 작업과 직접적인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눌 때마다 스스로 정말 운이 좋다고 느끼고 큰 영광이다.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일까. 이야기를 시작하고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본인만의 힘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모든 사람들은 고유의 프로세스를 지니고 있다. 나는 최선을 다하고 개선할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난 10년간 알고 배운 점을 이미 알고 있으신 듯하다. 바로 답변에 경청하고 질문을 이어가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해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오늘 대화하면서 내가 답변할 때 그 답변에서 다음 질문을 찾고 계신다는 점을 인지했다. 나는 그 프로세스를 아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파악한 이후에는 더욱더 경청하고 답변에서 다음 질문을 찾았다. 답변에 기반해서 질문을 했더니 더 좋은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었고. 더욱 유의미한 대화가 됐고 이 경험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 여전히 성실히 준비하려 한다.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인터뷰 전에 리서치하고 공부하고. 이와 더불어 그 순간순간에 집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이미 실천하고 있으신 것 같다.

https://www.instagram.com/p/CbuJ0thJmzD/

｜나 역시 많이 배우게 된 좋은 인터뷰였다. 이후 남은 서울에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내일 또 레코드 쇼핑을 갈 예정이다. 열렬한 레코드 수집가인데, 세계 어디를 가도 레코드 매장에 가는 것을 즐긴다. 다양한 이유로 레코드를 정말 좋아한다. 애플뮤직 그리고 스트리밍 업계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은 음악 팬으로써 원하는 음악을 언제든지 모두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 있으니.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는데, 손 안에 무언가를 들고 있는 걸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레코드 판과 니들을 내려놓고 몰입하는 순간이 나에게는 최고의 순간.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면서, 어렸을 때 좋아했던 기억을 다시 상기시켜주기도 한다. 어제는 다이브레코드를 방문했고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매장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커뮤니티 경험도 좋고. 내일 공항에 가는 길에도 몇 군데 더 들릴 예정이다. 레코드를 많이 구매할 것 같아 짐가방을 더 사야할 수도 있다.(웃음)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정말 좋은 인터뷰였다. 사려 깊은 질문들을 비롯해 독특한 질문들도 많이 받아 굉장히 좋았다. 음악 외 다른 인터뷰에서 얘기한 적 없는 것들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 오늘을 통해 나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감사하다.

제인 로우 인터뷰 “정국의 솔로 앨범은 볼륨을 높여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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