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X CLUB

최근 사람들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장악한 인물들이 있다. 바로 채널 밈고리즘의 페이크 다큐 콘텐츠 <폭스클럽> 3인방 김지유, 한지원, 허미진. 이들의 연기는 "희극인들은 망가짐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라는 말을 넘어 콘텐츠 속 캐릭터들이 실제 현실에서 살아가듯 특정할 수 없는 '누군가'를 떠오르게 한다. 극한의 하이퍼리얼리즘으로 자신만의 개그 철학을 정립해 나아가고 있는 <폭스클럽>. 어두움 속에서도 선명한 자태를 뿜어내는, '밤에 피는 장미'를 닮은 이들의 이야기.

｜유튜브 채널 밈고리즘 <폭스클럽> 콘텐츠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각자 방식대로 자기소개를 해볼까요?

지유 '남미새' 김지유입니다. 헌팅 성공하는 그날까지 제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지원 '상큼레몬' 막내 한지원입니다. 인스타는 @1.z.1.이고 남자친구는 없습니다.

미진 안녕하세요. 허미진입니다.

｜콘텐츠 소개도 부탁드려요.

<폭스클럽>은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황과 많은 사람이 진심인 MBTI에서 'F'와 'T'차이를 비교해서 웃음 포인트를 잡은 페이크 다큐 콘텐츠입니다.

｜요즘 어딜 가도 <폭스클럽> 이야기가 빠지질 않더라고요. 유명세를 실감하나요?

지유 헌팅 포차를 가면 이제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헌팅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에요. 감사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공존합니다.

지원 콘텐츠 주 소재가 헌팅 이야기라서인지 유독 헌팅 포차에서 많이들 알아보시더라고요. 근데 왜 사진만 찍고 합석은 안 하시는지(?) 조금 슬프네요.

미진 감사한 일이죠. 많은 분이 저희의 존재를 알고 이름도 기억해 주시고, 요즘은 이곳저곳에서 좋은 기회들로 불러주셔서 신기하고 또 감사한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cycloneslider id="19773"] ｜현재의 3인 체제가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미진 <폭스클럽> 콘텐츠는 구상 단계부터 주인공은 여자 세 명을 생각을 했어요. 막상 구하려고 보니, MBTI 성향이 F이면서 우리랑 잘 융화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연이 닿아서 지유 언니와 가까워졌는데, 제가 원했던 캐릭터의 감성적인 면, 저랑 지원이와 잘 맞는 부분이 꽤 있더라고요. 마지막 퍼즐을 완성 시키듯 '이 사람이다!' 싶은 마음에 합류를 제안했습니다.

｜이제는 그야말로 허물없는 사이가 된 것 같은데, 각자의 첫인상과 현재 모습에 차이가 있다면?

지유 지원이는 처음 느낀 그 자체로 여리고 순수한 아이. 그리고 미진이도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가까워지니까 생각보다 더 여린 면도 많고, 겉으로는 또 강한 모습도 섞여 있어서 외유내강형이라고 생각했어요.

지원 미진 언니의 첫인상은 'T'로 볼 수가 없었어요. 꽤 순수하고 또 유한 성격으로 알고 있었거든요.(웃음) 지유 언니는 사람 자체가 좋고, 또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을 거로 생각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저랑 더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미진 지원일 처음 보고 들었던 생각은 '아 쟤랑은 절대 안 친해지겠구나.'였어요. 은근히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라이벌 의식을 느꼈거든요. 근데 정말 그건 첫인상일 뿐이고 지금은 되려 너무 여리고 상처도 많이 받는 아이여서 혹시라도 어떤 것에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폭스클럽>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정말 친한 언니, 누나, 동생처럼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 왜 있잖아요. 진짜 같이 있으면 웃음이 나고, 성격도 꽤 좋은 친군데 연애 못 하는 그런 캐릭터요. 그리고 실제로 비슷하기도 하고요.(웃음) 또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크고 작은 주제, 웃음 포인트를 정해놓고 거기에 추가적인 애드리브를 섞어 가는 게 포인트예요.

[cycloneslider id="19774"]

｜전반적인 제작 과정도 알려주세요.

미진 초반에는 저와 지원이가 모든 제작 과정을 도맡았었는데, 이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들과 아이디어 고갈로 세분화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아이디어 회의는 지유 언니와 PD 역할로 나오는 치호까지 함께하고, 최근에는 편집자님을 구해서 그나마 촬영과 콘텐츠 제작에 더 신경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여러 유튜브 채널과 협업하면서, 무한 확장 유니버스(?)를 선보이고 있어요. 가장 재밌었던 만남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최근에 <풍자愛술>이라는 콘텐츠에 출연했던 거요. 맛있는 음식과 술도 먹으니, 긴장이 풀렸는지 하고 싶은 멘트를 다 했거든요. 그랬더니 풍자 언니가 오늘 마지막 방송이냐고 저희를 말렸어요. '이만큼 진솔하고 재미있게 내 모습을 보여준 방송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유독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반대로 꼭 만나보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요?

지유 하하 선배님의 막내딸 '송이'와 함께할 수 있는 어떤 방송이든 꼭 해보고 싶습니다. 송이는 보고 있는 것 자체로 힐링이 되고, 행복해지는 마법을 지닌 아이입니다. 방송이 아니더라도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요.

지원 문상훈 님의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라는 콘텐츠에 출연하고 싶어요. 제가 심적으로 힘들 때 큰 힘이 되어주었던 콘텐츠예요.

미진 <폭스클럽> 콘텐츠와 반대인 울프클럽을 기획해 보고 싶어요. 곽준빈, 오킹, 덱스 이 세 분 조합으로 콘텐츠를 만들면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cycloneslider id="19775"]

｜'남미새', '상큼 레몬', 'T언니’라는 수식어도 유명세에 한몫하고 있죠. 각자 캐릭터가 실제 본인과 얼마나 유사한 것 같나요?

지유 본인입니다.

지원 실전에서 레몬 표정으로 꾀어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

미진 지유 언니랑 지원이는 캐릭터 그 자체라곤 하는데, 되려 제가 느끼기에는 과장된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저는 웃기려고 더 그러는 거예요. 'T'는 모두 마음이 따뜻한 사람입니다.

｜진솔한 허미진에게 정말 상처받아본 적도 있나요.

지원 힘든 일이 있어서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미진 언니에게 이야기하면, 늘 단호하게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힘들어하지 말라고 '힘들어도 바뀔 건 없다.'라고 답해줘요. 처음에는 그게 조금은 상처였는데, 이제는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아니까 되려 단호한 말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지유 처음 만났을 때 극 'F'인 저와는 너무 달라서 대화 도중에 마가 많이 떴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귀여운 동생이죠.(웃음)

｜<코미디빅리그>로 데뷔한 미진, 그리고 지원과 지유는 극단 활동을 하기도 했죠. 다들 어릴 적부터 개그에 진심이었나 봐요.

지유 개그 학과를 나오고, 개그팀을 꾸리고, 또 개그의 연장선으로 공연도 하고 싶어서 극단에 들어갔죠. 그곳에서 지금의 백마TV 박세미와 김진주를 들을 만나서 셋이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한 명쯤 있는 웃음을 담당하는 캐릭터였고, 그것 자체가 제 삶에 재미와 행복감을 줬죠. 다행히 이 직업이 저에게도 잘 맞고, 요즘은 더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줄 기회가 많아져서 행복합니다.

지원 어릴 적 꿈은 의사여서 줄곧 공부만 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시절 축제에서 학생회 기획 부장인 제가 각반에 재밌다는 친구들을 모아 콩트를 하게 된 적이 있는데, 그때 엄청난 희열을 느꼈죠. 결국 연기를 배우기 위해 연극・영화과에 들어갔고, 졸업 후에는 개그 극단 생활을 하면서 익혔던 것들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저도 요즘은 지유 언니와 마찬가지로 "취침 전 최고의 선택, <폭스클럽>" 이런 말을 들으면 괜히 무언가 해낸 느낌을 받는다고 할까요?

미진 사실 꿈이 개그맨은 아니었어요. 친구들의 권유로 '휴학한 사이 6개월만 해봐야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대학교도 제적되고 "내가 마땅히 할 줄 아는 게 또 뭐가 있겠어. 개그나 더 열심히 하자."라고 되뇌면서 매 순간 열심히 살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꼭 개그 분야가 아니더라도 유튜브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두려움은 없었나요. 이제 주변에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이나, 차차 가정을 꾸려가는 친구들도 많을 텐데.

지유 사실 저는 두려움이 크게 없었어요. 같이 유튜브를 시작하는 친구들에 대한 믿음이 컸고, 성공할 거라는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지원 현실적인 걱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계속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미진 언니와 오랫동안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이 사람과 함께라면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커졌어요.

미진 친구들이 취업할 때 저는 지망생이었고, 신인일 때는 수익 차이가 커서 술 한 번을 못 사기도 했어요. 사실 지금도 조급한 마음이 들곤 해요. 그렇지만 저는 즐겁게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기 위해서는 그 정도 두려움은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헌팅에 성공해서 친구들 따라 결혼을 먼저 하는 게 목표랄까요.(웃음)

｜각자의 롤 모델은?

지유 김신영 선배님. 학교 선배라서 어린 시절부터 봤는데, 천재인 것 같아요. 연기면 연기, 개그면 또 개그, 예능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저도 닮고 싶어요.

지원 문상훈 님. 위트와 사람을 웃게 만드는 탤런트는 당연하고, 사람 자체가 좋은 사람인 게 드러나요. 저도 캐릭터 뒤에 사람이 보이는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미진 기운 자체로 웃음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름 세 글자로도 웃음을 유발하는 사람. 개인적으로 '홍진경'님이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 방식도 다를 것 같은데, 각자 <폭스클럽>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도 알려주세요.

지유 평소에 어디에서든 신나게 잘 노는 편이라, 편안하고 즐거운 상태에서 나오는 제 행동을 많이 참고하는 것 같아요.

지원 모든 건 저의 실제 경험담에서 많이 가져왔어요. 콘텐츠 제작 초창기에는 사전 조사와 배경지식을 넓히기 위해서 헌팅 포차나, 별밤을 자주 갔어요. 남자 만나려고 간 거 아니에요. 진짜로요.

미진 평소 무의식적으로 재밌는 걸 기억하기 위해서 개그 프로그램을 늘 틀어 놓는 편이에요. 사람마다 웃기는 방식과, 또 웃는 지점이 다르니까 이 다른데 하나만 고집하기보다 여러 가지 스타일을 두루 익히고 싶어서요. 또 가까운 지인 중에 웃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계속 탐구하고 꽤 심층적으로 연구하기도 해요. 개그맨이라면 관찰력은 필수니까요.

｜개그가 아니었다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까요?

지유 상담가나 유치원 선생님. 남을 도와주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이 잘 맞아요. 반면에 옷 가게를 했어도 잘했을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주는 거 꽤 자신 있거든요.

지원 꼭 개그가 아니었어도 배우를 꿈꿨을 것 같아요. 연극·영화 전공이라 매 학기 연습했던 작품에서 연기에 대한 재미를 많이 느꼈으니까요.

미진 아마도 평범한 직장인이 되지 않았을까요? 대학생 때는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른 한 손엔 커피를 들고 출근하는 드라마 속 커리어 우먼을 늘 꿈꿨거든요.

｜<폭스클럽>의 장점은 그런 것 같아요. 엔딩이 없는 진짜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 같다는 점?

지유 실화죠.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저 '김지유'의 이야기입니다.

지원 놀라시겠지만, 사실 저희는 브이로그였답니다.

미진 저희도 똑같은 사람이라 여러분 옆에 있는 친구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어요.(웃음)

｜각자의 이루고 싶은 목표.

지유 많은 사람에게 김지유 진짜 재밌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지원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재밌는, 또 잘하는 사람으로 남기.

미진 내가 좋아하는 희극인들과 같이 오래 일하고 싶습니다.

｜나에게 가장 힘을 주는 한 마디

지유 당신 때문에 행복해요.

지원 당신 때문에 웃네요.

미진 너 'T'야?

폭스클럽 인터뷰 “세상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

관련 기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