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 style="text-align: center;">Editor Comment</h1>
지극히 일상적인 연애의 장면부터 뜨겁게 사랑을 나눌 때의 묘한 긴장감까지. 일러스트레이터 민조킹은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랑을 화폭에 담는다. 스스로를 &lsquo;야한 그림을 그리는 여자&rsquo;라고 소개하는 그녀의 그림에는 언제나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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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quo;야한 그림을 그리는 여자&rsquo;라는 말과 함께 스스로를 소개해왔어요.
그때그때 다르긴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보다 &lsquo;야한 그림 그리는 여자&rsquo;라는 소개가 좀 더 신선하더라고요. 또 &lsquo;Minzo.King&rsquo;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저를 남자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 &lsquo;여자&rsquo;라는 단어도 붙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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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부산 오브제후드 갤러리에서 진행됐던 2인전에 이어 &lsquo;더프리뷰 성수&rsquo;에도 참가했어요. 6월에 또 서울에서 전시가 예정되어 있고요. 아무래도 전시 준비를 하면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되기 때문에, 틈틈이 다시 채우는 시간들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전시를 위한 신작 작업도 하고, 육아도 열심히 하고 있는 워킹맘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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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킹의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사랑의 모양이 보여요. 
누구나 그렇듯 연애와 사랑은 항상 흥미로운 주제잖아요. 전 남친(현 남편)에게 러브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취미로 그림을 시작했던 2014년, 작가로 전업한 2016년부터 지금까지 항상 제 그림의 테마는 사랑과 섹스였어요. 나이를 먹으면서 사랑의 형태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할 때도 종종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인 것 같아요. 이런 가치관이 당연히 그림에도 반영이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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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5/03/Minzo-King-Interview-11-fed13fc8-e583-41c9-8191-3867e7fa7cdf.jpg" />
<figcaption>Minzo King</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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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게 남았던 건 이를 지켜보는 당신의 시선이었어요. 지극히 일상적인 연애의 장면부터 뜨겁게 사랑을 나눌 때의 묘한 긴장감까지. 하나의 그림 안에 관계의 모든 맥락이 느껴졌거든요. 
&lsquo;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rsquo;라는 말에 공감해요. 평범한 모습 안에서 쉽게 찾지 못하는 것들을 찾아내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게 창작자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이끌어내고 싶은 건 공감이에요. 물론 제 그림 속 남녀의 모습은 상상을 토대로 그려낸 장면이지만, 대부분은 제가 느끼고 경험한 것 들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면서 겪는 감정의 모양새와 변화들이 비슷한 형태일 거라 생각했고,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죠. 작품을 본 분들의 반응을 들어보면 피식하거나, 추억에 잠기거나,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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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섹스를 하는 것과 사랑을 나누는 것. 이 사이에서 민조킹은 후자에 주목하는 것 같아요. 
이 역시도 저의 가치관과 성향이 반영되는 것 같아요. 물론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을 별개로 두고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요. 하지만 애정 없는 섹스의 공허함도 알고, 육체적으로 엮이면 없던 감정도 싹트는 경험도 해봤기에 이 둘을 따로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둘 중 한쪽에 치우친 관계도 그리 좋지 않다고 보고요. 사랑이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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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킹의 그림 속에서 사랑이 피어나는 곳은 주로 방이에요. 다양한 연인의 모습이 그려지곤 하는데, 이야기의 소재와 모티브는 어디서 얻나요.
2018년 12월 첫 전시 서문에 썼던 첫 문장이 &lsquo;남녀가 방 안에 들어가는 순간, 외부의 모든 것들로부터 완전히 차단되어 둘만의 은밀하고 사적인 시간이 펼쳐진다&rsquo;였어요. 방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두 사람만 알 수 있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야릇한 장면을 상상해서 그리는 거죠. 또 그 방에 놓인 물건들이 방 주인의 취향과 성격을 대변하기에 그림 속 방 안의 가구나 컬러, 소품에도 신경을 많이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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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5/03/Minzo-King-Interview-12-6f787c3c-8829-4142-8d27-0599546ef66a.jpg" />
<figcaption>Minzo King</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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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 연인과 나눌 수 있는 가장 친밀한 대화라고 생각해요.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자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본능이지만, 성(性)에 관해서는 유독 쉬쉬하는 분위기예요. 취미 삼아 그림을 올렸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그 벽이 조금이나마 허물어진 것 같나요. 
작업을 처음 시작했던 2014년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확실히 줄어들었어요. 물론 그때도 이런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시선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지금까지도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좋아하지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 안에서 제 그림이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아요.
또 예전에 비하면 섹스와 사랑, 성교육에 대해 다루는 매체들이나 관련 콘텐츠들도 많이 보여지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변화들이 필요해요.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더 많이 만들어져야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꾸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성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교육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성적 취향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을 만큼 개방적인 사회가 되길 바라지만, 그것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게 현실이니까요. 출산을 하고 아기가 생기면서 더더욱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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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테마는 여성이에요. 여자의 신체를 기울어지지 않은 시선으로 그려내는 점 또한 매력적이었어요. 
&lsquo;아름답다&rsquo;라는 단어에 대해 어떠한 기준도 두지 않아요. 제가 봤을 때 예쁘고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그릴 뿐, 그것이 사회적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인지 혹은 갇혀 있는지 딱히 고려하지 않아요. 그림 속 여자는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 존재합니다. 어떠한 기준에 나를 가두는 순간, 자유로운 상상과 표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뿐이죠. 전에 어떤 여자를 그린 작품에 &lt;curvy girl&gt;이라는 캡션을 달았는데, 한 외국인이 &lsquo;이 몸은 curvy라고 할 수 없는 몸이다&rsquo;라고 댓글을 단 적이 있어요. 그때 느꼈죠. 몸매에 대한 정의와 기준은 다 다를 수 있다는걸요. 다만 확인할 수 있는 건 작품 속 여성이 &lsquo;Male Gaze&rsquo;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제 작품 속 여자들의 가슴이 대부분 작더라고요. 저도 인지하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친한 친구가 이야기해 주어서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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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섬세하게 그은 곡선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힘을 지닌 것 같아요. 최근 작업한 시리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꼽아 본다면.
앞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최근 부산 오브제후드 갤러리에서 민경희 작가님과 2인전을 열었는데요. 늘 작은 화폭에 펜과 연필, 색연필로 작업하다가 처음으로 80호 대형 사이즈 캔버스에 &lt;사랑의 역사&gt;라는 작품을 그렸어요. 핑크색 물감으로 제 시그니처인 인체의 선을 살려 다양한 상황 속 남녀의 모습을 그렸는데, 시원시원하게 붓질하는 맛도 있고 너무 재미있게 작업해서 기억에 남아요. 결과물도 마음에 들게 잘 나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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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5/03/Minzo-King-Interview-10-e13f5179-8a76-4603-8580-6183627c6fcc.jpg" />
<figcaption>Minzo King</figcaption>
</figure>
｜&lt;아이즈매거진&gt;과 협업으로 탄생한 작품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려요.
두 작품 모두 사랑의 순간들이 잘 담길 수 있는 장면들을 구상했어요. 뒤엉켜서 하나의 덩어리 같아 보이게 작업하는 걸 좋아하는데, 라인 작품 &lt;간지럽게 수줍게&gt;가 바로 그런 맥락이에요. 그림 속 남녀가 마치 한 몸인 것처럼 부둥켜안고 있죠.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아도 감정이 느껴지게 그려보고 싶었어요. 또 한 작품 &lt;signal&gt;에서는 유혹의 모습을 관능적인 느낌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데이트를 마치고 그의 집으로 돌아와 소파 앞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눈이 마주쳤을 때. 긴장되고 심장이 간질거리는 그 순간을 화폭에 옮겨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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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민조킹의 작품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lsquo;공감&rsquo;에서 시작된 게 아닐까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작품을 보며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결국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물론 반대의 피드백은 늘 존재하겠지만요. 
제가 작업을 통해 가장 얻고 싶었던 반응이에요. 이번 전시에 왔던 한 팬 분이 &lsquo;스킨십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그림을 보고 해보고 싶어졌다&rsquo;고 이야기해 주셨었는데요. 작업을 통해 사랑을 권하고 더 나아가서는 &lsquo;설득&rsquo;의 기능도 하고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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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전시와 브랜드 협업은 물론 웹툰 &lt;연애고자&gt;와 &lt;쉘 위 카마수트라&gt;, &lt;모두의 연애&gt;, &lt;제가 어쩌다 운이 좋았습니다&gt; 등 집필 활동도 이어오고 있어요. 좋아서 시작한 일이 스트레스가 되어 돌아오는 일도 많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펜을 놓지 않는 원동력은 뭘까요?
아직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이 일을 하고 있어요.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저는 인정에 대한 욕구가 되게 강한 사람이에요. 협업을 위한 작업 스케치를 보낸 후 &lsquo;너무 좋아서 수정할 게 없다&rsquo;라는 피드백을 받을 때 정말 기뻐요. 희열이 있더라구요. &lt;아이즈매거진&gt; 익스클루시브 작품을 그렸을 때도 무척 좋았어요. 비교적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전시 같은 경우에는 작품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상상하며 불안에 떨곤 해요. 하지만 전시를 시작하고 그림을 보러 와주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런 부분들이 해소됨과 동시에 에너지를 얻어요. &lsquo;이걸 보러 전국 곳곳에서 여기에 왔다고? 그 정도로 내 그림이 좋다고?&rsquo;. 그리곤 생각하죠.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계속 그림을 그려야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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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quo;어떻게 그리느냐&rsquo;만큼 중요한 건 &lsquo;왜 그릴까&rsquo;인 것 같아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작품의 의도와 긴밀히 연결되니까요. 
처음 펜을 잡았을 때처럼 날 것의 그대로의 느낌을 재현할 순 없지만, 그때의 마음가짐은 절대 잃고 싶지 않아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lsquo;재밌어서&rsquo; 그리기 시작한 그림들이었어요. 제 그림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 않아도 신경 쓸게 한두 가지가 아닌 골치 아픈 세상이잖아요. 사는 게 팍팍하니 날이 서서 서로를 미워하고 헐뜯고요. 그런 세상에 꼭 필요한 게 사랑이죠. 제가 그런 삶을 살고 있기에 더욱 단언할 수 있어요. 사랑만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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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협업이나 작업
해외로 나가고 싶어요.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이든, 제 그림이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전시를 여는 것이든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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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칠까요.
6월에 개인 전시가 예정되어 있고, 하반기에는 책 작업에 집중할 것 같아요. 전업 작가로 살아온지 어느덧 7년 차인데, 10년은 해봐야 뭘 좀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애정 어린 시선과 격려가 작업의 원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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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킹 인터뷰 “사랑만이 정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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