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 style="text-align: center;">Editor Comment</h1>
다른 사람의 직업에 대해 알아보며, 그 꿈을 좇는 이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어줄 [하우투] 시리즈. 그 다섯번 째 주인공은 음악감독 푸디토리움이다. 뮤지션 푸디토리움은 자신만의 감성으로 차분하지만 그 속에 울림이 있는 음악들을 선보인다. &lt;어느날&gt;, &lt;허삼관&gt;, &lt;롤러코스터&gt;, &lt;멋진 하루&gt; 등 많은 영화음악부터 최근 발매한 자신의 정규 3집 [Episode : Hope]까지. 때론 영화보다 더 기억에 남는 OST는 어떻게 탄생할까. 인물, 배경 그리고 전체 스토리를 내포하는 영화음악에 대해 그와 짧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 분야에 대해 무엇을 이룬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이지만, 그럼에도 음악감독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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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직업과 관련된 질문을 보내주세요.
youlim@eyesm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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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 style="text-align: center;">INTERVIEW</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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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이자 음악감독, 칼럼니스트이자 라디오 DJ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본인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작곡을 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프로듀서 김정범입니다. 오래전에 '푸딩'이라는 밴드로 활동했고, 지금은 '푸디토리움'이라는 이름으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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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많은 직업을 갖게 되었나요. 물론 오늘의 인터뷰는 그중에서도 '음악감독'에 초점을 맞춘 인터뷰이지만요. 
오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많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평소에는 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요. 이 다양한 직업은 모두 음악에 관한 것이니까요! 그렇게 본다면 이름이 다를 뿐, 큰 틀에서는 모두 같은 직업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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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은 때론 한 장면보다 더 깊은 여운을 주고, 잔상을 남기는 것 같아요. 감정을 전달하고 표현하는데 음악만큼 중요한 요소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음악감독으로서 작품 속에서 음악은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나요.
음악감독으로서 일했을 때는 대부분 영화의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것이었는데요. 더 깊은 여운이나 잔상은 그만큼의 감정을 온전히 영화 속에 실었을 때가 아니라, 영화의 인물과 그들의 이야기에 얼마나 더 감정적으로 수긍을 할 것인가 또 반대로 얼마나 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이야기를 건조하게 바라볼 것인가가 잘 균형을 이루었을 때 보는 이로 하여금 깊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작품에서 음악은 실제로 등장하지 않는, 영화 속의 인물 그리고 관객과는 다른 곳에 있는, 제3의 등장인물이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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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아주 특별한 손님&gt;, &lt;멋진 하루&gt;, &lt;어느 날&gt; 등 많은 작품의 음악 감독을 맡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OST가 있을지 궁금해요. 혹은 작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요. 
사실은 저에게 가장 기억이 남는 영화 음악은 이윤기 감독님이 연출하고 공유 님과 전도연 님이 주연을 맡은 &lt;남과 여&gt;라는 작품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는 음악을 제가 다 작곡한 뒤 녹음을 남겨 놓고 음악 감독이 교체되었던 작품이에요. 소위 말해서 제가 제작사로부터 잘린 것인데요. (웃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윤기 감독님의 작품이었는데, 영화관에서 상영된 최종본도 제작사에 의해 너무나 많이 편집이 바뀌어 무척 안타까웠던, 여러모로 지금도 계속 그 영화를 개인적으로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하는, 그런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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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남과 여&gt;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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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원래의 편집으로 그리고 원래의 음악으로 다시 관객과의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음악을 맡아서가 아니라, 정말로 멋진 작품이거든요.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이미 본 것과는 전혀 다른 영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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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품에서 음악감독과 영화감독은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까요. 두 감독이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하나의 작품이 제작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사실 지금의 실제 프로덕션 현장은 영화감독과 음악감독이 함께 시너지를 주고받는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화감독과 음악감독이 반드시 적극적인 시너지를 내어야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혀 취향도, 생각도 다르고 심지어 한두 번 이외에 만나지 않아도 제작이 진행되면서 오히려 다른 객관적인 시선이 음악에 들어올 수도 있고요. 그런 것이 더 작품을 객관적이고 균형 있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두 역할의 시너지가 적극적으로 함께 해야 하는 경우라면 저는 이윤기 감독님의 연출과 방향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형식적인 말이나 태도가 아니라 정말 그 음악감독을 존중하고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구나 시나리오와 촬영 자체에서 그것을 드러나게 하셨거든요. 아마 음악 감독이라면 누구나 감사한 마음과 함께 열정과 영감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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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를 스스로 완벽히 받아들여야 그 장면에 딱 어울리는 음악이 나오기 마련일 텐데, 스토리를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저는 지금도 제 아내보다 시나리오를 훨씬 더 많이 읽어야 겨우 이야기를 이해해요. 항상 시나리오가 오면 아내가 먼저 읽게 하는데요 그다음에 제가 읽으면서 &lsquo;그래서 그 사람이 왜 거기서 나오는 거야?&rsquo; 이런 것 자주 물어봅니다. (웃음) 제가 시나리오를 보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능력이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스토리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음악 감독에게 아주 중요한 일의 과정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영화의 프리 프로덕션 회의부터 영화의 음악이 종료되는 그날까지 각 분야의 스태프 회의와 미팅에 다 참여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종종 &lsquo;오늘 의상 회의인데 음악감독님은 왜 오시는 거죠?&rsquo; 이런 질문 많이 받습니다. (웃음)
그 이유는 하나인데요. 음악은 영화 전체 프로덕션에서 거의 마지막 과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눈과 귀로 보이는 것뿐 아니라 연출자와 감독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의 생각과 진행되었던 논의의 시간 그 자체가 영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시나리오와 콘티뿐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존재하는 수많은 참여 창작자의 컨셉트와 생각의 흐름을 다 이해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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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곡이 나올 때까지 무수히 많은 과정을 거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곡이 순간적으로 생각나는 경우를 삶에서 거의 겪어보지 못한 터라 무수히 많은 과정이라는 표현보다 무수히 많은 시간이라는 표현이 저에게는 맞는 것 같습니다. 이번 새 앨범을 내고 어떤 곡이 기억에 남는지 종종 질문을 받는데, 그럴 때마다 수록곡 중 &lsquo;초록 달을 품은 눈동자&rsquo;를 항상 얘기하는데요. 사실 특별한 사연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말 그 곡을 너무 오랫동안 붙잡고 있어서였습니다. 완성을 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이번에도 앨범 내는 것은 어렵겠구나! 거의 저 자신을 포기 상태까지 가게 했던 곡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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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이나 변화에 무관한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인터뷰를 보았어요. 시대를 타지 않는 음악. 모든 아티스트들이 가장 꿈꾸는 일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이를 위해 어떤 요소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나요.
요즘에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있는데요. 이 아이가 미래에 자라서 이 음악을 만들어 발표했던 아빠인 지금의 제 나이가 되었을 때 푸디토리움의 [Episode : Hope] 음반을 듣고 &lsquo;괜찮은데? 그렇게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이번 음악도 곡을 만들면서 미래에 제 아들이 저의 나이가 되어 이 앨범을 LP로 감상할 때 어떤 감정이 들까 그런 상상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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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AWLkT2Atxjg&amp;list=OLAK5uy_n7clhwW3wmHJIaOBfR5bovQpueKqCKc6A
｜아, 또 이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꼭 누구에게 말하는 듯이 들리던 데, '삶에 대한 바람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앨범에 대해 조금 자세히 설명해 준다면요. 
제가 위의 질문에서 제 경우를 얘기했던 것처럼 누구나 삶에 대한 바람이 있을 거예요. 여러 저마다의 바람이 있을 것이고, 그것은 현재 이루어지거나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그 바람을 꿈꾸거나 향해 살아가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 바람에는 자신과 함께하는 중요한 내 삶의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고요. 연인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말이지요.
 결국 그 바람은 이러한 소중한 사람들과의 기억의 고리에서 시작이 되어 미래를 향해 가는 것이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그 자체는 삶의 아름다운 그림이지만, 그대로 가기 어려운 미래의 불확실함, 또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무기력함 등이 함께 할 수밖에 없으니 왠지 서글프기도 하지 않나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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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와 현악기의 조합이 돋보이는 이번 앨범에는 어떠한 실험적인 요소가 투입되었는지, 이를 위해 겪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업라이트 피아노를 사용해서 기존의 피아노와 다른 음향적인 사운드 또 오른손과 왼손의 연주 소리가 다르게 녹음해 보았어요. 그래서 우나 코르나 페달이나 소프트 페달을 사용하기도 했고 천 같은 것을 스트링과 해머 사이에 대서 녹음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 장치들을 하다 고무 지우개를 피아노 속에 빠트렸는데 아직도 못 꺼내고 있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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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면서 무언가 애잔하고 평온함이 느껴지는 음악들. 푸디토리움의 음악은 왠지 모르게 토닥여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듣는 이로 하여금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길 바라나요. 
좀 어려운 질문이네요. 아마 말로 하거나 글로 쓸 수 있다면 음악을 만들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싶어요. 한 가지 말로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 어딘가에 대해 짚어 나아가려는 의도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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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독이 되기 위해선 어떤 태도가 필요할지 말해준다면. 꿈을 희망하지만, 아직 시작조차 두려운 이들에게 선구자로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무엇일까요. 
제가 선구자는 아니고 또 아직 조언할 정도로 그 분야에서 무엇을 이룬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것이 또 정해진 길이 없다 보니 더 무엇인가 얘기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꿈을 가지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입니다! 와 같은 말 또한 너무 무책임한 얘기인 것 같고요. 그런데 한 가지는 필요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고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 또 자신도 거기에 따라 고집을 포기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는 노력과 용기는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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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매 순간 모든 작업이 다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무슨 일이든 한 가지 일을 오래 했을 땐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그때마다 어떤 부분이 또 음악으로 이끌었나요. 
맞습니다. 항상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저를 소개하지만 동시에 언제나 음악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버겁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그저 음악을 듣고 만들고 연주하는 일 그 자체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구나를 느낄 때 그 순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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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토리움과 김정범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요. 
제 실제 현실의 삶은 제가 어릴 때 동경하던 음악가의 삶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정말 일반 직장을 다니는 제 또래의 동창 친구들과 같거든요. 푸디토리움은 어느 날 몰래 일상의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타임머신 같은 것을 지하실 어딘가에 숨겨 놓는 것과 같다고 하면 비슷하려나요. 시공간을 넘어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경험 같은 것을 음악을 통해서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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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가로서 어떤 삶을 살아왔고 또 어떤 앞으로를 꿈꾸나요. 
&lsquo;여전히 부족했지만 성실한 음악가&rsquo; 그 한마디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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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또 예정된 계획이 있을까요. 
이번 앨범 [Episode : Hope]의 프롤로그 앨범을 준비 중이고 이어서 솔로 피아노 정규 앨범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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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V4BFGSZ_1ls
｜지금, 이 계절에 어울릴 만한 음악을 추천해 준다면요. 
맥 밀러(Mac Miller)의 음반 &lsquo;Circles&rsquo; 그리고 알로 팍스(Arlo Parks)의 데뷔 앨범 [Collapsed in Sunbeams]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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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음악감독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면. 
아 기자님! 요 질문만 생략할게요. :) (너무 어렵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CpCakBWgV7s/

[하우투] 음악감독 ‘푸디토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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