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 style="text-align: center;">Editor Comment</h1>
툭 치면 떨어질 것 같은 눈물 한 방울과 꼭 껴안은 동물들. 정체성이 뚜렷한 그림체로 대중을 사로잡은 유야 하시즈메(Yuya Hashizume)는 '세상의 모든 것은 창조가 아닌 참조로부터 탄생된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작품의 일관된 출발점이라 말한다. 그렇게 참조 속 본인만의 세계를 구축한 그의 그림은 보는 이 저마다의 감상으로 비로소 완성된다.
우연한 계기로 그림을 그리는 삶이 되었다지만, '하고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유야.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지만 그래서 더 곱씹게 되는 그의 눈물 연작 'eyewater'이 서울에 상륙했다. 한국 고려청자의 절묘한 '비색'을 담아낸 신작도 가지고 말이다. 기쁨에 흘러내린 눈물, 웃음 끝에 떨어진 눈물,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눈물, 모두 눈물이다. 그가 표현한 눈물을 상상해 보며, 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 보며 그 여정 끝에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는 애정 어린 시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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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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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 style="text-align: right;"><img src="https://cdn.eyesmag.com/content/uploads/posts/2023/03/17/1-c45a1829-c54c-4203-a9ca-62b9f049e8b4.jpg" />
<figcaption>PRINT BAKERY</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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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전시 경험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 방문하면서 인상 깊게 남았던 점이나 공간이 있을까요?
과거 한국에서 두 번 정도 개인전을 개최한 적이 있는데, 전시 일정으로 방문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에요. 몇 년 전 관광차 방문했을 때에는 한국이라는 나라와 사람들에게 특유의 기세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일본에 비해 보다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로 운영되는 점 역시 예술에 관한 긍정적 태도가 느껴져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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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도 궁금해요. 일련의 형태에 변주를 더하는 연작을 선보이듯, 일상에도 본인만의 루틴이 있나요?
일상 속에서 의도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꼭 엄수하는 루틴은 아니지만 보통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침대를 정리하고,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고, 반려묘를 돌보다 아틀리에로 향합니다. 여러분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일상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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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9FzL7FALld/?hl=ja
｜당신의 인스타그램을 내려다보다가 무작위로 눌러본 게시물에서 멋진 글을 발견했어요. 그림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하고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는데. 당신의 시작에 대해 조금 더 들려줄 수 있나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잘 하지는 못했어요. 고등학교 시절에 그림을 매우 잘 그리는 친구를 보고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삶을 선택해서는 안되겠구나' 생각하기도 했죠. 그 후 의류 판매직에 종사하다 회사에서 우연히 이벤트 디자인을 맡게 된 것을 계기로 계속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그림을 그리는 삶을 살고 있더군요. 말씀하신 인스타그램에는 '이왕 그림을 그리는 인생이 되었으니 열심히 해보겠다',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다짐을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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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eyewater' 이전 초기작이 궁금해서 찾아본 것이었는데, 어떠한 나날이 쌓여서 이 시리즈가 탄생한 건지 그 과정이 궁금해요. 무언가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만들어 낸 건가요?
'eyewater' 이전, 후지코(Fujiko F. Fujio) 선생님의 영향을 받았던 작품들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시리즈는 하나의 의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창조가 아닌 참조로부터 탄생된 것이 아닐까'라는 물음이었어요. 다시 말해 '그 어떤 창작물의 영향도 받지 않고 태어나는 작품이 과연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 거죠. 저 또한 오랜 세월, 후지코 선생님의 작품을 보고 자라오며 그 영감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게 됐으니까요. 이러한 일련의 생각이 제 작업의 일관된 주제이고, 이를 바탕으로 평생을 작업 활동에 매진하기로 결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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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B2IbKC-Al3c/
｜아 참, 그리고 몇 년 간 꾸준히 진행해온 자판기 이벤트도 눈에 띄었어요. 굿즈도 판매하고 초상화도 그려주는 것 같던데요.
자판기 기계 앞에서 얼굴 사진을 찍고, AI와 이야기를 하면서 기다리면 초상화가 나오는 이벤트입니다. 5~10분 정도면 완성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재미를 즐길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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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재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툭 치면 떨어질 것 같은 눈물 한 방울. 세상의 존재는 다 유일무이한데 같은 표정과 일정한 톤으로 표현했어요. 무언가 전하고 싶은 바가 있어 보여요.
눈물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저마다의 감상자가 자유롭게 자신의 심정과 눈물을 연결해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제 작품 속 눈물은 결코 부정적인 의미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생각하시는 슬픔, 괴로움 같은 부정적 이미지 외에도 기쁨의 눈물, 웃음 끝에 흘리는 눈물 등의 경우도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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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측면으로 돌아가 있는 몸이 그 슬픔을 극대화하는 듯 느껴졌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면 이외의 포즈를 그리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정면을 향하는 자세를 주로 그리고 있어요. 작품 속 자세는 그리는 과정에서 특정한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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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인물의 손에는 대개 무언가가 들려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고양이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본인이 고양이와 함께 지내고 있어서 애착이 있는 건가요?
키우고 있는 고양이가 사랑스러운 만큼 많이 관찰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그리는 것이 자연스럽고 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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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프린트베이커리와는 두 곳에서 전시를 열게 되었어요. 가나포럼스페이스에서는 한국 전통문화인 고려청자의 '비색'에서 영감받은 신작을 선보였는데, 그 절묘한 색을 어떻게 풀어내고자 했나요?
요즘 다도에 대해 배우고 있던 와중 마침 고려청자가 다도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방문했을 때, 실제 고려청자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이번 전시의 주제로 삼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 절묘한 색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으나, 솔직히 완벽하게 구현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고려청자의 훌륭함이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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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현대 서울에서는 탁 트인 공간감이 매력적인 곳답게 3층 높이의 에어 벌룬을 설치했어요. 관람객들에게 이 설치물은 어떻게 가닿길 바라나요?
작년 일본에서 대규모 전시를 개최했을 때도 에어 벌룬을 제작했었는데, 감상자분들께 부피감이 있는 만큼 박진감이 있다는 설명을 드렸어요. 이번에도 같은 인상을 받기를 바랍니다. 거의 모든 분들이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시대인만큼, 에어 벌룬과 함께 사진도 많이 찍으면서 자유롭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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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예술을 제안하는 프린트베이커리와 함께한 만큼 세라믹, 아트토이, 프린트 등 굿즈도 함께 출시하게 됐어요. 아트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 많은데, 작품을 비롯해 이러한 굿즈를 직접 소장하며 향유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려준다면요.
생활에 있어 예술품은 의식주와 달리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미술, 음악, 엔터테인먼트는 세상에 거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생존에 필수적인 수단이 아닌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인 것이죠. 예를 들어, 창문과 장식도 없는 집에서 의식주를 해결한다면 정상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팬데믹 사태로 인해 미술 업계가 주목을 받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분들이 집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는 생활을 하다 보니 미술이라는 환풍구를 찾게 된 게 아닐까 하고요. 처음부터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작품을 알아보기보다는 영화 포스터나 멋진 전단지를 장식해 보는 일도 예술을 일상에 들여놓기에 충분히 좋은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제 작품이 아니더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무언가로 여러분의 마음이 넉넉해지고 예술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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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당신이 하는 생각을 끝으로 마무리 지어줄 수 있을까요.
환경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그린 작품의 제작 과정에서도 어쩔 수 없이 쓰레기가 나오게 되더군요. 이번 전시에서는 버릴 예정이었던 물감으로 그린 작품을 한 점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작에 지장이 없는 선을 넘어, 보다 다양한 방향으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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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yewater - Common Kingfisher&gt;
기간｜2023.03.17 - 2023.04.05
주소｜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더 현대 서울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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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yewater - Common Jade&gt;
기간｜2023.03.18 - 2023.04.13
주소｜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4 가나포럼스페이스

서울로 떨어진 ‘eyewater’, 유야 하시즈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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