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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런던, 밀라노로 이어지는 패션위크가 마지막 방점 파리에 닿았다. 파리패션위크를 말 그대로 뜨겁게 만들었던 엘리엇 에밀(Heliot Emil)부터 눈부신 여정을 끝맺은 샤넬(CHANEL)까지. <아이즈매거진> 에디터들이 직접 감상한 컬렉션들 가운데 주목해 봐야 할 베스트 컬렉션을 꼽아봤다. 파리패션위크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12개 브랜드의 23 가을, 겨울 컬렉션을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김해김

https://www.youtube.com/watch?v=H5e-_NHLek4

파리와 서울이 사랑하는 디자이너 김인태가 이끄는 김해김(KIMHEKIM)의 일곱 번째 장 ‘Link Up’. 매 시즌 독특한 미감을 쏟아내는 이들의 쇼 오프닝을 장식한 건 진주 퍼포먼스였다. 고요한 쇼장에 등장한 모델은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고, 가위질에 툭툭 떨어지는 진주는 이내 장관을 이뤘다. 줄에 묶여 있는 진주는 생각과 감정이 절제된 상태를, 줄을 잘라 진주를 흩뿌리는 퍼포먼스는 자유를 되찾아 본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이외에도 뒤엉킨 로프로 엮은 드레스와 시그니처 헤어 드레스를 등장시키며 김인태의 세계관과 미학을 더욱 공고히 했다.

꾸레쥬

https://youtu.be/W5aJdgmsNbY ‘Is the sky blue?’라는 음성 메시지와 함께 시작된 꾸레쥬(courrèges) 23 가을, 겨울 컬렉션 쇼. 하늘이 파랗냐고 묻는 질문에도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걷는 모델들의 캣워크는 현대 사회 우리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디 펠리스(Nicolas Di Felice)는 이번 컬렉션을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현상에서 영감을 얻어, 주머니 크기를 키우고 아우터에 암 슬릿을 적용하는 등 실용성을 가미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앙드레 꾸레쥬(Andre Courreges)의 시그니처 서클 라인을 반영한 룩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는데, 넥 라인에 서클 컷 아웃을 가미하고 거울로 제작한 네크리스를 배치하거나 배꼽 부분을 동그랗게 컷 아웃하는 등 위트 있는 발상이 돋보였다. 짙은 안개가 피어나고 조명이 꺼진 어두운 쇼장에서도 거울 액세서리는 반사되어 빛났다. 고개를 들어 마주하는 이의 가슴에 놓인 거울을 보고서라도 하늘의 색을 알아차리기 바라는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한편, 두 개의 거울이 달린 14번 룩은 <Vanity Fair> 파티에서 <오자크>로 주목받은 배우 줄리아 가너(Julia Garner)가 착용하여 다시 한번 화제가 되기도.

느와 케이 니노미야

https://www.youtube.com/watch?v=Ha1pOCo-VR8

새로운 시도를 마다하지 않는 꾸뛰리에, 느와 케이 니노미야(Noir Kei Ninomiya). 어김없이 독창적인 세계를 꺼내 보인 이들은 블랙을 뿌리에 두고 다채로운 컬러 플레이를 이어 갔다. 겹겹이 쌓인 꽃, 타쿠로 쿠와타(Takuro Kuwata)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헤드피스와 함께 전위적인 실루엣을 완성했고, 다양한 소재와 독창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한 쇼 피스는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경이로움을 자아냈다. 특히 룩을 완성한 슈즈는 레페토(Repetto)와의 합작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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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미우

https://youtu.be/KPCgi7hM6hg 미우미우(MiuMiu)가 제시하는 완전히 새로운 오피스 룩. 카디건과 골반에 걸친 시스루 스커트, 스퀘어 쉐잎의 토트백을 팔에 걸친 퍼스트 룩부터 부스스한 헤어스타일로 호기심을 자아냈던 23 가을, 겨울 컬렉션. 헝클어진 헤어와 더불어 안경을 쓴 모델들이 차례로 등장했으며 후디를 매치한 코트, 봄버 재킷, 패딩 등 실용적이고 웨어러블한 아이템이 선보여지면서 지난 시즌과는 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컬렉션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룩은 왼쪽 가슴에 로고가 장식된 터틀넥에 컬러 스타킹 위로 착용한 임브로이더리 언더웨어 팬티 스타일. 엔딩을 장식한 배우 엠마 코린(Emma Corrin)이 오렌지빛 스타킹과 골드 컬러의 언더웨어를 소화하며 미우미우의 새로운 면모를 각인시켰다.

발렌티노

https://www.youtube.com/watch?v=muaSQ4MHHsU

로버트 델 나자(Robert Del Naja)의 사운드트랙과 시작된 발렌티노(Valentino) 23 가을, 겨울 컬렉션은 ‘Black Tie‘로 귀결된다. 피엘파올로 피춀리(Pierpaolo Piccioli)는 모든 룩에 블랙 타이를 일관적으로 활용하며 타이의 활동 반경을 한층 넓혔다. 그는 첫 번째 룩에서부터 셔츠와 넥타이가 결합된 드레스를 선보이며 블랙 타이의 의미를 새롭게 재정의했다. 테일러링에 대한 집중과 일상복에 대한 실용주의는 단순화된 팔레트 만나 역동성, 활동성, 현대성으로 그려졌고, 새로운 문맥에서 힘을 발휘했다. 또 한 가지 관전 포인트는 환경에 대한 하우스의 사회적 책임을 모색했다는 것. 쇼 공간을 구성했던 목재 벤치는 향후 발렌티노 이벤트와 프로젝트에서 재사용할 예정이며, 일부 텍스타일 자재는 프랑스 비영리 협회에 기부해 학생과 문화 분야 전문가들이 다시 쓸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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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https://youtu.be/-yVVqNJH1rg “까멜리아는 단순한 주제를 뛰어넘은 샤넬 하우스의 영원한 코드다”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의 까멜리아에 대한 예찬에서 비롯된 샤넬(CHANEL) 23 가을, 겨울 컬렉션. 쇼장 한가운데 거대한 까멜리아 조형물을 설치하고, 그 위로 하우스의 뮤즈 고마츠 나나(Komatsu Nana)의 얼굴을 드리운 이번 쇼는 까멜리아 모티브를 곳곳 표현한 컬렉션으로 선보여졌다. 비대칭 코트, 슬릿이 들어간 드레스, 비스듬한 앞면의 버뮤다 쇼츠 수트, 플라운스, 맨살을 드러낸 등, 비즈와 시퀸, 판타지사를 사용한 니트웨어 등 모든 것이 컬렉션을 이끄는 원동력은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면을 내재한 까멜리아일 터. 정교한 샤넬의 새 컬렉션을 걸친 모델들은 조형물을 중심으로 큰 동선을 이뤄 캣워크를 마쳤고, 까멜리아 조형물은 붉은색으로 변모하자 피날레가 이어졌다. 여담으로 쇼가 끝나자, 패션쇼 자리를 빛낸 블랙핑크 제니와 박서준, 고마츠 나나 등 셀럽을 보기 위한 관객들로 쇼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cycloneslider id="18352"]

언리얼에이지

https://www.youtube.com/watch?v=eR9QOnDIRiA

패션과 기술의 만남. 쿠니히코 모리나가(Kunihiko Morinaga)가 전개하는 언리얼에이지(ANREALAGE)는 이번 쇼를 위해 10년 전 선보였던 기술을 다시금 소환했다. 자외선이 지나간 자리에 색과 패턴이 실시간으로 더해지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 광에 의해 발색되는 포토크로믹 소재를 활용해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컬렉션을 완성한 그는 사물이 반드시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오프 화이트

https://youtu.be/gA0DWFrSTro 오프 화이트(Off-White™)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시작을 나타낸 23 가을, 겨울 컬렉션은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세운 브랜드 하우스의 전통적인 규범과 윤리 하에 브랜드의 기초를 재발견하고 새로이 건설한 이브라힘 카마(Ibrahim Kamara)의 데뷔 컬렉션이었다. 오프 화이트의 아트와 이미지 디렉터로 선임된 이브라힘 카마라는 이번 시즌의 영감을 가까운 곳에서 찾아, 그의 초라했던 시작을 떠올리며 비에 젖은 골판지 지붕에서 컬러 팔레트를 얻고, 서아프리카 모티브를 재해석하여 토착 문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리하여 컬렉션 타이틀을 ‘Lunar Delivery’로 명해, 달 탐험에 대한 백일몽과 우주와 별에 대한 생각을 진화의 중심으로 표현했다. 붉은 흙바닥과 쇼장 가운데 거울로 만들어진 거대한 달 조형을 세웠고, 이곳에서 캣워크를 하는 모델들은 마치 이브라힘 카마라가 세운 오프 화이트의 미래이자 세계관 속에서 유영하는 우주인으로 비추어졌다. 피날레 순간 함께 걸어 나온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과 이브라힘 카마라의 투 샷은 이번 쇼의 하이라이트.

이세이 미야케

https://www.instagram.com/p/Cpeu7-jjOmh/

언제나처럼 창의적이고 새로운 영감으로 가득했던 사토시 콘도(Satoshi Kondo)의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트리오 SR9의 동화 같은 연주와 함께 시작된 컬렉션은 ‘The Sqaure and Beyond’라는 테마에 걸맞게 사각형을 모티브로 전개됐다. 이에 영감받아 비대칭적이고, 비전형적인 의복을 선보였고, 새로운 스타일과 더불어 이들의 영원한 테마 ‘주름의 미학’을 전했다. 음악과 패션의 기막힌 앙상블을 영상에서 만끽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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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페르니

https://www.youtube.com/watch?v=-uuUffdWtQA

코페르니(Coperni)의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지난 시즌 파리패션위크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던 벨라 하디드((Bella Hadid)의 드레스 퍼포먼스에 이어 이번 쇼 역시 가히 성공적이었다. 런웨이의 막을 올린 건 다름 아닌 로봇. 모델이 아닌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의 등장은 쇼장을 찾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대목이었다. 컬렉션 전반에 걸쳐 모습을 드러낸 로봇은 모델과 호흡을 맞추며 가방을 대신 들어 주거나 코트를 벗겨 주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쇼가 끝난 후 직감할 수 있었다. 인간과 기계의 조화로운 공존. 이것이 세바스티앙 메이어(Sebastien Meyer)와 아르노 베일런트(Arnaud Vaillant)가 바라본 미래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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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루부탱

https://youtu.be/jwVic_UzY_k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 ‘루비 쇼 3’ 퍼포먼스로 23 가을, 겨울 컬렉션을 공개했다. 메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응용되어 온 크리스찬 루부탱의 레드솔의 30주년을 기념하며 펼쳐진 퍼포먼스는 안무가 샤덱 버라바(Sadeck Berrabah)의 독무대를 시작으로 이번 컬렉션 키 아이템인 블랙과 화이트 배색의 아스트리보타 부츠를 신은 50명의 무용수의 터팅으로 관객을 매료했다. 라이브 오페라와 어우러져 10분가량 이어졌고, 신비로움은 물론 웅장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레드솔의 매혹적인 아우라를 그려냈다. 독창적인 방식으로 새 컬렉션을 소개한 크리스찬 루부탱의 ‘루비 쇼 3’를 놓쳤다면, 영상을 통해 다시 감상해 보길 바란다. [cycloneslider id="18353"]

엘리엇 에밀

https://youtu.be/S75tjrehwuE 파리패션위크를 말 그대로 뜨겁게 만든 엘리엇 에밀(Heliot Emil)의 23 가을, 겨울 컬렉션 쇼. 벌써 파리에서 세 번째로 컬렉션을 선보인 엘리엇 에밀은 쇼 중간 방화복을 입은 모델을 런웨이 무대에 세웠다.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에서 화염에 휩싸인 모델이 뚜벅뚜벅 걸어가자 쇼장에 있던 관객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그 모습을 촬영했다. 범상치 않은 룩을 선보인 엘리엇 에밀의 이번 컬렉션은 영국 조각가 헨리 무어(Henry Moore)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으로, 레이블의 시그니처인 실버 하드웨어를 장착한 구조적인 실루엣과 기능적인 디테일로 완성했다. 오로지 보는 이로 하여금 옷의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모델들이 선글라스를 쓰거나 캡을 푹 눌러쓰고, 발라클라바를 착용하는 등 얼굴 대부분이 가려진 부분 역시 엘리엇 에밀의 영민한 전략.

파리패션위크 23 가을, 겨울 컬렉션 쇼 BEST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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