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 style="text-align: center;">Editor Comment</h1>
"이제는 제 문화를 만들어 나가려고요" 민주킴(MINJUKIM)과의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다. H&amp;M 어워드 수상 이후 학생으로써 H&amp;M과 대대적인 협업을 선보인 그는 9년이 지난 지금 앤아더스토리즈(&amp; Other Stories)와의 협업으로 또다시 이들과 만났다. 그리고 오는 6월, 안국역 부근에 민주킴만의 공간을 오픈할 계획이며, 동시에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민주킴을 같이, 오래, 소중하게 즐길 수 있는가에 대해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 말은 즉, 인지도와 경험을 쌓기 위해 뛰어들 수 있는 한 모든 것에 도전했다던 그가 이제는 빼어난 디자인을 넘어 더 큰 스탭을 밟겠다는 말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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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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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이력이 화려한 디자이너다. 그만큼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도 많아졌고. 이처럼 탄탄대로를 걷게 되리라 예상했나.
단 한번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은 탄탄대로가 아니니까 여러 공모전이나 프로젝트에 어플라이를 많이 했다. 신인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도전했던 것 같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우리 작업물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니 참가하는 데에만 의의를 뒀고 모든 건 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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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H&amp;M 어워드에서 우승을 하고, 협업 캡슐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앤아더스토리즈와의 'co-lab' 컬렉션으로 또다시 이들과 만났다.
왜 이렇게 안불러주나 했다.(웃음) &lt;넥스트 인 패션&gt; 끝나고 큰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딱 앤아더스토리즈한테 연락이 왔다. 어렸을 때, 학생으로써 대대적인 협업을 했었고, 이제는 디자이너로써 다시 한번 만나게 되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다시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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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을 통해 민주킴의 두 번째 컬렉션이었던 '문 가드너'를 재해석했다고 들었다. 그간 민주킴이 선보인 컬렉션들 가운데 '문 가드너'를 택한 이유가 있을까.
내 경험 아래 앤아더스토리즈는 인위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햇살과 자연주의, 또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들. 그래서 히피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컬렉션을 가져왔다. 특히 밝은 에너지를 더 끌어다 줄 수 있는 데엔 문 가드너 컬렉션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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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 민주킴을 관통하는 요소는 빠질 수 없었을 텐데.
특별한 무언가가 아닌, 쉽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데일리'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킴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독특한 쉐입보다는 재미있는 프린트로 사람들에게 일상의 특별함을 주고 싶었다. 단순한 아이템을 사더라도 민주킴을 느낄 수 있게, 그러나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옷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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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킴은 "사랑스럽고, 귀엽다"와 같이 참 듣기 좋은 표현들과 어울린다. 본래 의도했던 브랜드 방향성과 같은 것일지 궁금하다.
신기하게도 내 스케치는 온통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들의 그림으로 채워져 있는데, 되려 사람들은 이를 귀엽게 바라보더라. "귀여워야 겠다"로 브랜드를 시작한 건 아니지만, 민주킴이 에너제틱한 모습을 비췄으면 했다. 어렸을 때 만화가가 꿈이었던 나로서는 늘 마음 속에 판타지를 품고 있어서 옷에도 그런 요소들이 표현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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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넥스트 인 패션&gt; 우승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인정받고, 그것이 세상과 통하는 일은 머리가 삐죽 설 만큼 꿈같은 순간인데.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1등을 했지? 심지어 하나의 프로젝트로 1등을 한 것도 아니고 1회부터 10회까지 총 10번의 경합에서 1등을 한 거니까, 분명 운도 따랐다고 생각한다. 하고자 하는 일을 어렸을 때부터 쭉 이어서 했다 보니 이런 급박한 환경에서도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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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란 타이틀이 생기면 아무래도 성공이 보장될 거라는 주변의 기대가 있었을 텐데, 기대만큼 우승 후에 달라진 점이 많았나.
"이제 민주킴은 정말 탄탄대로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사실 성공의 기준점이 어디까지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또 브랜드 자체가 목소리가 있기도 하고, 특별함도 지녔다 보니 금세 엄청 큰 기업이 되는 것과는 다른 맥락이더라. 바이어가 조금 더 많아지고, 더 큰 기업의 바이어들이 접근을 하고, 그리고 앤아더스토리즈와 같이 큰 기업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오는 것처럼 점진적인 변화를 맞고 있는 중이다. &lt;넥스트 인 패션&gt;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민주킴 옷이 좋다는 걸 많이 알린 케이스가 됐고, 더 알리고 있는 상황이니까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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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론칭까지 패션만 총 7년을 공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패션에는 문외한이었다고 하던데.
줄곧 미술만 공부하다 우연찮게 패션학과에 들어가게 되면서 패션을 시작했다. 그만둘 수도 있었겠지만 그때 당시 그 상황을 받아들였던 것 같다. 패션은 공부한다고 되는 분야가 아니라고 느끼면서 패션을 좋아하려고 엄청 노력했다. 조금 더 경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사디를 졸업한 다음 앤트워트 예술학교에 다시 한번 지원했다. 힘들었지만 확실히 너무 재밌더라. 패션을 미술처럼 가르치는 방식이 나와 더 맞았고, 항상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채워질 수 있었다. 성격 자체가 뭘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는 게 있어서 많이 힘들기도 했는데, 끝은 내고 다음 스텝을 가자는 이 다짐이 결과적으로 패션을 오래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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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마다 특정 타이틀을 부여하고, 세계관을 만드는 게 인상적이다. 이 역시 앤트워프에서 배운 걸까.
그렇다. 앤트워프에서 그렇게 배웠다 보니 하나의 컬렉션을 만들 때마다 당연히 그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리서치 베이스가 아닌, 리서치를 반영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으로 프린트와 소재를 디벨롭하는 거다. 옷과 다르게 그림에는 룰이 없어서 내가 상상한 대로, 생각한 대로 그린 그림 안에서 자유롭게 놀면 그게 아이디어가 되더라. 조금 머리가 아프고, 오래 걸릴지라도 주제를 정하고, 그림을 그려나가는 일은 패션을 하는 이 모든 과정 중 제일 재미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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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에 솔직하기. 그게 유치하든, 별거 아니든, 내가 좋아하는 거면 그냥 가는 거다. 이런 루트로 탄생된 컬렉션을 쭉 돌이켜 보면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뭘 좋아했고 뭘 느꼈는지가 눈에 보인다. 반대로 내 방식에 갇혀서 트렌드를 놓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한다. 그래도 무엇이 됐든 진심을 알아봐 주는 때가 올 거라고, 또 그렇게 탄생한 퀄리티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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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젊은 사람들이 쉽고,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소위 '힙'한 옷들로 컬렉션을 구상하고 있다. 민주킴도 결코 피해갈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새롭고 젋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트렌드와 사회의 흐름,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브랜드는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면서, 조금씩 융합해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람들의 니즈에만 맞추다 보니 다양성과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거다. 트렌드를 재미있게 표현하려는 고민할 새 없이 정답을 너무 빨리 내놓는 달까. 패션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에 맞설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특별해지고 싶은 세상에서, 남들이 이렇다면 나는 좀 다르게 가보는 게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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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을 보여주는 플랫폼도 너무 다양해졌다. 디자이너들이 따라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지지 않았나.
요즘 세대가 원하는 비주얼에 맞추는 것 또한 중요한 포인트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까지 도외시할 필요는 없다고 느낀다. 옛날에는 완성된 사진만이 브랜드를 대변했다면 이제는 말도 안 되는 사진 한 장, 물건 하나가 브랜드를 대변하는 시대다. 정교한 것보다 러프한 게 사람들을 끌어들이기도 하고. 우리와 부합하는 방식이 있다면 그대로 표현하는 건 너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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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는 SNS, 크게는 컬렉션을 통해 패션 기업들이 사회 문제에 적극 반응하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 여전히 아쉽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패션은 누구나 좋아하는 장르 아닌가. 많은 세대들과 직결돼 있다 보니 패션이 목소리를 내준다면, 직접적으로 알지 못해도 패션을 통해 인지할 수 있어 그것만큼 좋은 게 없다. 물론 어떤 부분에서는 크리틱한 피드백을 주기도 하는데, 우리들의 무브먼트를 조금 오픈된 마음으로 바라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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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 인터뷰를 읽고 자극을 받을 것이다. 반대로 당신에게 자극을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같은 제너레이션에 있는 디자이너들. 그리고 교장 선생님이셨던 월터 반 베이렌 동크(Walter Van Beirendonck). 월터 반 베이렌 동크의 패션에는 정치도 있고, 세계도 있고, 용맹함도 있다. 디자이너로서 너무나도 멋진 면모를 갖고 있는 분이다. 항상 선생님처럼 잘해야지, 선생님 같은 디자이너가 돼야지라는 생각을 늘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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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처럼 무언가를 기획하고, 통솔할 줄 아는 창작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만든 루틴을 꾸준히 하는 것. 좋아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몇 없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며, 누구한테 보여주기 식이 아닌 나를 위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결국 어디선가 보여줄 날이 온다. 그때 내가 준비된 상태라면 말 그대로 터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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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영원히 변치 않았으면 하는 취향, 습관, 생각.
취향은 자주 변했으면 한다. 그 안에서 내 것으로 풀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많은 걸 경험하고 도전하고 싶다.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무언가를 재해석하는 습관과 항상 뭔가를 해 보고 싶어 하는 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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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모든 디자이너들에게 묻는 공통 질문이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알려달라.
&lt;레미제라블&gt; OST. 스토리와 감정이 있는 뮤지컬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이다. 영감을 받거나 집중하고 싶을 때면 꼭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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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아더스토리즈와 협업한, 브랜드 민주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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