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 지나간 빈자리, 향기만큼이나 깊게 남는 무형의 자국이 또 있을까. 인물이 풍기는 체취는 더욱이 그에 대한 이미지와 말투, 취향을 상상하게 한다. 각자가 향수에 고심하게 되는 이유랄까. 다른 경험 없이 향으로 기억되는 순간도 마찬가지. 향기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품는다. 이번 스물한 번째 [A to Z] 주제는 향기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곧바로 ‘딥티크’가 떠올랐다. 놀랍게도 최초의 창립자는 조향사이거나, 향기에 깊은 이해도를 갖지 않던 비전문가. 이들은 향기에 개인의 추억과 이야기를 투영한다. 패브릭 제작에서 시작해 공간을 장식하는 오브제, 포푸리와 향초에 대한 집중이 오늘의 딥티크를 만들었다. 그 이야기를 아래에 담았다.

자유로운 삶에 대한 열망으로 똘똘 뭉친 세 명의 창립자

무대 디자이너 이브 쿠에랑(YVES COUESLANT), 실내 건축가 크리스티앙 고트로(CHRISTIANE GAUTROT), 화가 데스몬드 녹스-리트(DESMOND KNOX-LEET). 1961년, 호기심 가득하고 창조적인 열정을 가졌던 세 명의 예술가 친구들로부터 브랜드 ‘딥티크’가 탄생한다. 먼저 영국 메종을 위한 패브릭과 벽지를 함께 디자인했던 크리스티앙과 데스몬드의 만남을 시작으로 이브와의 인연으로 이어지는데 예술과 문화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만났던 셋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창의성과 예술적 비전에 공통을 이뤘던 세 사람에게 돈보다도 가장 중요했던 건 그들이 팔고 있는 상품의 가치. 성공을 위한 체계적인 마케팅 대신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망과 자유로운 삶, 진정성 있는 디자인이었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였어요. 돈이나 야망을 쫓는 대신 우리는

상상력, 창조력, 그리고 진정한 예술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에 가득 차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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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티크’는 고대 그리스어인 ‘딥티코스(Diptykhos)’에서 시작한다. 단어 자체로도 사용되는 프랑스어로 그 의미는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두 개의 그림으로 구성되는 예술작품의 한 형태 ‘2단 접이식 목판화’. 파리 시내에 자리한 브랜드 최초의 부티크가 이러한 형상을 띄었는데, 건축학적 미학에 따라 나란히 설치됐던 쇼윈도의 모습이 오늘날 이름의 유래가 됐다. 활짝 열린 두 개의 창은 향기와 예술을 전파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모습이었던 것. 데스몬드와 크리스티안이 전 세계에서 공수한 패브릭에 디자인과 색채를 더하는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렸고 이브는 컨설턴트이자 실질적인 관리를 맡게 되며 고유의 직물 디자인 아이템들을 선보이기 위한 첫 부티크를 연다.

당시 최초의 매장이 자리했던 생-제르맹 거리는 파리 문화의 구심점이자 시몬 드 보부아르, 장 콕토, 세르쥬 갱스부를 비롯한 수많은 작가와 예술인들이 활동하던 곳. 세계 곳곳을 다니며 엄선해온 독특하고도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 아이템들이 추가되면서 부티크는 더욱 매혹적인 모습으로 변모한다. 그러나 탁월한 마케팅 기법 없이 사업을 확장하기란 무리였을까. 패브릭 판매로는 큰 경제적 호황을 누리지 못해 한계를 맞이한다. 재정적인 압박을 받던 중에도 이들은 부티크 창문을 꾸미기 위해 램프에 오리, 꿩, 거위 같은 동물을 수채화로 그려 장식해두었는데 패브릭보다도 이 아이템이 호황을 누리게 된다. 이를 계기로 세 사람은 딥티크의 사업을 확장하며 패브릭과 어울릴만한 장식용 소품과 오브제를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오늘날 딥티크의 근간이 된다. 나무 장난감, 목마, 촛대, 식탁보 등의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이 매장을 채웠고 희소성을 가졌던 이들의 제품군은 당시 패션 매거진과 파리 가이드북 등에 소개되며 지금의 명성에 불씨가 된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퍼퓸

관습을 타파하고자 하는 열망에 가득 찼던 세 명의 공동 설립자들은 창조적 과정을 개발시키면서도 현대까지 브랜드 고유의 특성을 유지해온다. 1963년에 들어서는 향에 관한 애정을 담아내고자 차 향기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캔들이 출시됐고 1964년에는 데스몬드가 영국식 포푸리를 수입했는데 히아신스와 버베나, 로즈, 재스민 등을 말려 향을 낸 향기 주머니가 매장을 향한 대중들의 발길을 모은다. 창립자들은 다수의 조향사들과 플로럴, 스파이시, 우디 등 새로운 소재들을 활용한 향기, 그를 품은 캔들을 줄지어 출시했고 여기에는 어릴 적 살던 추억의 장소나 여행지에서 느꼈던 추억들이 뿌리가 된다. 포푸리와 캔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낳았고 수익성을 발견하자 딥티크 퍼퓸의 힌트가 된다. 오늘날 딥티크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제품인 향수는 캔들을 뒤이어 1968년 ‘로(L’eau)’라는 네이밍으로 최초 론칭되는데, 지금과 마찬가지로 남녀 전용의 구분 없는 중성적인 어코드를 향유한다. 16세기식 향수 레시피에서 영감 얻어 시나몬, 제라늄, 정향, 샌들우드 등을 블렌딩해 동시대 향수와는 확연히 다른 존재감을 낸다. 후각적인 영역을 끊임없이 탐구하던 딥티크는 더욱 다채로운 모습으로의 발전에 도전하며 패브릭과 인테리어 소품을 모두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향수와 캔들에만 집중하기 시작한다.

향을 찾는 방식부터 달랐다

딥티크에게 브랜딩은 먼저 '고유함'을 만드는 것이었다. 컨템포러리 브랜드로서의 길을 걸어나가기 시작한 이들은 고전적인 조향 방식을 탈피하고 몇 가지 고유한 규칙을 만들었다. 먼저, 인적이 드문 풍경에서 희귀한 천연 재료를 찾아 나섰고, 과거와 미래, 전통과 아방가르드, 새로운 발상과 단절, 그리고 역사 속 '다른 곳'을 향한 여정을 떠나기로 했다. 딥티크는 매번 상반되는 두 개의 세계를 놓고 서로 다른 장르와 문화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어 아이디어를 혼합하고, 영감을 이끌어내는 데 전념했다. 이를 토대로 딥티크는 브랜드 고유의 철학을 전 세계에 전파하고자 끊임없이 새롭고, 경이로운 조향 방식을 모색한 끝에 비로 ‘후각적 풍경'에서 고안된 향기를 담아내기 시작했다.

추억의 잔재들로 만들어진 향

추억과 만남, 현실과 상상 속의 여행, 그리고 자연과 문화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자유분방함까지. 다양한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는 이들의 향기에는 뒷받침하는 무대, 즉 후각적 풍경이 존재한다. 예컨대 딥티크의 대표 향수인 '도 손'은 이브 쿠에랑이 어린 시절 베트남 하롱베이 도 손 바닷가에서 보낸 기억이 녹아들은 것으로, 여기에는 그의 아버지와 공유했던 시원한 바다 공기와 어머니가 줄곧 사 오던 튜베루즈 꽃의 향수가 담겼다. '오르페옹'은 창업주 3명이 1960년대 당시 자주 들른 술집 오르페옹의 분위기를 후각적으로 구현한 것이며, 또 다른 상징적인 향 '필로시코스'는 고대의 지성과 풍요로움을 상징하던 무화과나무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됐다. 이브와 데스몬드가 당시의 여름을 기억하고자 담았던 무화과 열매와 잎, 조개껍데기 포푸리가 향기의 시초였는데,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데스몬드를 기리며 그리스어로 ‘무화과나무의 친구’를 의미하는 '필로시코스'가 고스란히 제품 출시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향기를 매개채로 당시 기억의 가치를 현재까지도 잇고 있는 딥티크는 최대한 인공적인 것을 배제한, 현실 속에 실재하는 배경이나 환경, 기억하고 있는 특정 시기나 장소에 상응하는 것들로 후각적 요소를 얻었다. 자연에서 추출된 천연 에센스나 오일을 활용하다 보니 브랜드는 자연스레 중성적인 향으로 굳혀지면서 그 어느 향도 특정 성별에 연결시키지 않고, 성별을 특정하는 이름을 부여하거나 설명하지 않는 마케팅을 택했다. 이는 남성용, 여성용을 이분법적으로 명확히 했던 1960년대 사회상에 반해 다소 파격적인 경영을 보인 점에서 딥티크는 다시 한번 고객들에게 브랜드의 신념과 철학을 공고히 했음을 알 수 있다.

딥티크와 일한 경험은 다른 향수 회사에서 일했을 때와 전혀 달랐어요.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저만의 방식대로 향을 만들 수 있었거든요.

딥티크에게 당초 상업적인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꿈, 상상력과 함께 정말 아름답고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진정성만이 딥티크만의 핵심이었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나 트렌드를 분석하려 하지 않았고, 대개 기업 안에서 존재하는 직원들의 경쟁 구도 역시 조성하지 않았다. 마음껏 자유롭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신경 썼으며, 설사 대중적인 인기가 부족해서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세상 밖에 나온 향수라면 평생 생산에 임해야 한다는 규칙 하에 조향사들의 아이디어를 이끌어 냈다. 특정 향수를 구매하는 고객이 단 한 명일지라도 상업적인 이유로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은 딥티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유와 진정성을 키워드로 하여 점차 기업의 규모를 키워나간 이들은 아직까지도 새로운 매장을 내는 것에 있어 조심스러울 만큼 세 창업주가 세워둔 기존의 철학을 끝까지 고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림 그리듯 향을 조합한다?

그 밖에도 딥티크가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딥티크만이 소유한 원료의 역할이 가장 클 터. 이들은 자사에서 쓰이는 히든 노트를 돌발적 향기라고 칭하는데, 이는 딥티크만의 예술성을 부여하는 딥티크의 숨겨진 원료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이 향을 메인 원료에 더하면 더할수록 색다른 개성이 피어나 단번에 딥티크 향수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고. 하여 딥티크는 추구하는 후각적 톤에 따라 각각의 원료를 세심하게 선별해 놓은 원료 팔레트가 존재하며, 마치 화가가 팔레트를 가지고 색상을 조합하듯 딥티크의 조향사는 원료 팔레트로 향기를 조합한다는 것이다. 딥티크 창립자 중 데스몬드 녹스-리트는 조향사이자 화가였는데, 마찬가지로 그림을 그릴 때와 동일한 방법으로 향을 그려나갔으며 꽃잎들을 으깨어 페이스트를 만들고, 그것을 농축액으로 전환시키는 등 그 어떤 규칙이나 한계 없이 자유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향의 하모니를 창조해 냈다. 이처럼 색상과 향기로 딥티크의 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딥티크만의 독특한 퍼퓸 팔레트가 형성되었고, 돌발적 향기가 탄생된 것이다.

딥티크는 향수를 판매할 때 성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를테면 포맨(for men), 포허(for her)와 같이 특정 성별을 언급하는 네이밍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한, 일반적인 향수업계의 통념과 달리 탑, 미들, 베이스로 나뉜 향의 순서를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으려 한다. 대신 원료 외에 숨겨진 또 하나의 향이 제품에 색다른 개성을 더해주고 원료와 자연적인 결속력을 창조하는 ‘돌발적인 향기’, 즉 히든 노트를 딥티크만의 무기로 내세운다. 다른 향수 브랜드와 동일한 계열의 향인데도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처럼. 지금의 딥티크를 있게 한 향수 라인부터 스킨, 바디, 헤어, 홈 프래그런스까지, 각 카테고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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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티크의 향수 라인은 크게 오 드 퍼퓸과 오 드 뚜왈렛으로 나뉜다. 베스트셀러는 ‘도 손’, ‘오 카피탈’, ‘오 로즈’, ‘롬브르 단 로’, ‘필로시코스’ 등. 제품에 따라 오 드 퍼퓸과 오 드 뚜왈렛, 두 가지 모두 만나볼 수 있거나 하나의 종류로 출시된 케이스도 여럿 있다. 특히, 딥티크의 경우 타 향수 브랜드와 달리 오 드 퍼퓸과 오 드 뚜왈렛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꼭 시향 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체 형태를 띤 딥티크 ‘솔리드 퍼퓸’은 전통 퍼퓨머리에서 사용했던 냉침법에 의해 영감받아 탄생한 왁스 제형의 알코올-프리 향수로 신체에서 가장 많은 열을 발산하는 손목과 팔꿈치 안쪽, 목, 귀 뒤, 그리고 데콜테 등 맥박 지점에 발라 사용하면 된다. 무게감 있는 고급스러운 블랙 금속 소재로 제작된 시그니처 오발 쉐이프 속에 각각의 향이 들려주는 스토리를 컬러풀한 일러스트로 표현해 소장 가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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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끝에 가볍게 뿌려 은은한 향기를 즐길 수 있는 딥티크의 헤어케어 제품. 이른바 딥티크 ‘헤어 미스트’는 18세기 여자들이 머리쓰개와 머리 전체에 에센스나 향기 파우더를 뿌렸던 옛 관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된 제품이다. 카멜리아 오일을 풍부하게 함유해 부드럽고 윤기나는 머릿결로 가꿔주며, 물기가 없는 머리에 15cm 정도 떨어져 스프레이하거나 머리 손질 전에 헤어브러시에 뿌려 사용하면 된다, 2018년 2월 ‘오 로즈’의 향으로 처음 선보인 이후 많은 인기를 얻어 같은 해 5월 ‘오 데 썽’과 2020년 3월 ‘도 손’ 그리고 2021년 4월 ‘오 카피탈’까지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슬라이드 끝장에 자리한 '새틴 오일 헤어앤바디'는 매끄러운 아보카도 오일과 리치한 참깨씨 오일이 피부와 머리카락을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해주는 멀티 새틴 오일이다. 재스민, 일랑일랑, 그리고 샤프란의 향기가 햇살 가득한 따스한 느낌을 전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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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까지 딥티크의 향으로 온전히 채우고 싶다면 스킨 & 바디케어 라인을 주목해 보자. 딥티크는 2012년 카테고리를 확장해 바디, 헤어, 페이셜 제품을 아우르는 스킨 & 바디케어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제품군은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모든 피부 타입에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샤워 및 기초 보습용이 주를 이룬다. 각각의 제품은 타입에 따라 ‘도 손’, ‘오 데 썽’, ‘룸브르 단 로’, ‘필로시코스’, ‘오 로즈’, ‘오 카피탈’, ‘플레르 드 뽀’ 등 딥티크의 베스트 향으로 만나볼 수 있다. 하루의 피로를 덜어내는 샤워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산뜻한 라벤더 플로럴 워터와 아로마틱한 로즈메리 플로럴 워터를 함유한 ‘소프트닝 핸드워시’를 사용해 보자. 준비가 끝났다면, 은은한 향과 함께 생성되는 풍성한 거품이 특징인 ‘샤워 오일’로 촉촉한 바디를, 각질 케어가 고민된다면 일주일에 1~2번은 ‘스무딩 바디 폴리쉬’를 추천한다. 샤워가 끝났다면 보습을 채워줄 차례. 달콤한 파우더 향과 함께 매끄러운 감촉을 지닌 리치버터, 벨벳 같은 매끄러움으로 피부를 감싸주는 바디밤 등으로 영양을 공급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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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티크의 홈 프래그런스는 향수와 더불어 양대산맥을 이루는 베스트셀러다. 싱그러운 장미 꽃다발과 달콤한 블랙커런트 과일이 조화를 이룬 ‘베이’ 향초가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제품으로 알려져 있고 그 뒤로 ‘상탈’, ‘베르베인느’, ‘휘기에’, ‘앰버’ 등이 인기 향으로 꼽힌다. 일부 제품은 룸 스프레이 형태로도 출시돼 방 안을 통일감 있는 향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 이외에도 감각적인 공간을 완성해 줄 벌룬 형태의 리드 디퓨저와 선택하는 향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빛깔을 연출해 주는 아워글라스 디퓨저, 자동차 통풍구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디퓨저 세트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딥티크는 탄생이 그러했듯 업계의 일반적인 트렌드를 지향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가진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크리에이티비티를 고수하며 지금의 자리에 왔다. 특히 전체 라인업에 걸쳐 공통적으로 채택되는 현대적인 디자인은 브랜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향이 지닌 가치와 동일한 지위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다른 브랜드에 비해 디자인이 지닌 힘과 매력이 더욱 크다.

[cycloneslider id="14952"] 디자인 그리고 딥티크의 크리에이티비티

춤을 추는 듯 유려함이 돋보이는 딥티크의 타이포그래피는 명민한 오너이자 디자이너 데스몬드 눅스-리트가 고안했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자란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2차세계대전 중 블레츨리 파크에서의 경험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었다. 브레츨리 파크는 대전 중 독일군의 비밀 암호를 해독했던 영국 지식인들의 비밀 캠프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cycloneslider id="14953"] 향과 라벨을 연계한 공감각적 자극

소비자로 하여금 향과 디자인 두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브랜드로서 딥티크는 이 두 가지를 구분 지어 생각할 수 없다. 각각의 향마다 매치되는 라벨 디자인이 향을 시각적으로 설명하는 역할과 동시에 브랜드를 관통하는 하나의 훌륭한 요소로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 특히 2012년 향수 보틀을 사각형에서 타원형으로 리디자인하면서 앞면에는 데스몬드 눅스-리트가 디자인 타이포그래피와 향을 상징하는 그림을, 뒷면에는 향에 얽힌 스토리를 일러스트로 배치해 제품이 뒤집혀 있어도 내부의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향과 디자인을 연계하고 더불어 추상적 요소를 함께 작용시킨 점이 딥티크를 소유하고 싶게 만드는 지점이자 비로소 유명해진 이유다.

딥티크는 고유의 스토리를 잘 풀어내는 것은 물론 제품과 향이 가진 각기의 스토리에 걸맞은 팀을 새로 구성할 줄 아는 영민한 브랜드다. 특히 리미티드 에디션 디자인은 제품의 오리지널리티와 맞닿아있는 인물들과의 협업을 통해 패키지 디자인을 새롭게 제작하기도 한다. 그들이 장기를 최대한으로 발휘하게 하고 딥티크가 가진 이야기를 이색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 그중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리미티드 에디션 패키지 디자인을 아래 추렸다.

[cycloneslider id="14965"] 포토그래퍼 팀 워커 협업, ‘도 손’ 리미티드 에디션

지난 3월 발매된 도 손 리미티드 컬렉션은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팀 워커(Tim Walker)와 협업하여 탄생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작업물에 담아내는 데 탁월한 재주를 지닌 그는 이번 에디션을 위해 도 손 향에 담긴 스토리를 풍부한 상상력을 더해 표현했다. 에디션 전반을 관통하는 블루 컬러는 하롱 베이 도 손 바닷가와 그러한 자연으로의 도피를 환기시켜주는 색으로, 도 손 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딥티크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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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로즈’ 탄생 10주년 기념, ‘오 로즈 오 드 퍼퓸’ 리미티드 에디션

세계적인 플로리스트 모리스 해리스(Maurice Harris)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패키지로, 장미에 대한 찬사를 담은 본 리미티드 에디션의 탄생 지점을 잘 그려냈다. 패키지 속 로즈 플로럴 부케에는 모리스 해리스의 자유로운 이미지와 화려한 취향이 그대로 담긴 모습. 더불어 부드럽고 섬세한 장미 본연의 이미지에 매혹적이고 우아한 색다른 장미의 모습이 잘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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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탄생 60주년 기념 세 번째 챕터, ‘썸머 에센셜’ 리미티드 에디션

지난해 선보인 썸머 에센셜 컬렉션은 따사로운 햇살과 다채로운 식물들이 반기는 지중해 연안에 대한 예찬으로 완성됐다. 이를 위해 영국의 젊은 아티스트 루크 에드워드 홀(Luke Edward Hall)과 조우, 그 특유의 생기 넘치고 현대적인 아트 스타일로 풀어낸 일러스트를 라벨에 새기고 어느 여름날 지중해 연안의 자유로움과 싱그러움을 담았다.

아워글라스 디퓨저

특별한 집들이 선물을 찾고 있다면 ‘아워글라스 디퓨저’를 주목해 보자. 한 쪽에 채워져 있는 향 오일들이 방울져 떨어지면서 골드 메탈 기둥 틈새로 일정한 시간 동안 은은하게 향을 발산시키며 선택하는 향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빛깔을 연출해 그 자체로 하나의 아트 오브제가 되어 인테리어 효과도 선사한다. 한 번 뒤집으면 1시간 동안 그대로 두어 사용하며 오일이 아래쪽으로 다 옮겨진 것을 확인 후 15분 뒤 다시 뒤집어 사용하면 된다. 20㎡ 미만의 작은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보다 큰 공간에서 사용 시 은은한 향을 즐길 수 있다. 기간은 약 3개월간 사용할 수 있고 디퓨저 액을 리필하여 사용 가능하다.

가격｜24만 원대

[cycloneslider id="14969"] 솔리드 퍼퓸

오 드 퍼퓸이나 뚜왈렛의 지속력에 아쉬움이 있었다면 솔리드 퍼퓸은 어떨까. 왁스 제형의 알코올 프리 향수로 손가락에 소량을 덜어 손목, 팔꿈치 안쪽, 목 밑, 귀 뒤편, 데코르테 등 몸에서 열이 많이 발산되는 부위에 발라주면 향이 오래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다. 콤팩트한 사이즈로 휴대가 간편해 언제 어디서든 향을 누릴 수 있을뿐더러 시그니처 오발 쉐이프에 리필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큰 매력. 원하는 향으로 구매 가능하지만, 추천을 보태자면 ‘34번가 생제르망’이 괜찮은 선택지다. 파리 34번가 생제르망에 위치한 딥티크 첫 부티크의 분위기를 담은 상징적인 향으로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 기품 있는 우디 향으로 왁스 제형과 밸런스가 좋다.

가격｜9만 원대 [cycloneslider id="14964"] 차량용 디퓨저

평소 차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딥티크 차량용 디퓨저. 차내 통풍구에 고정해 놓는 해당 제품은 향이 빠져나가는 케이스 방향구의 열림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원리를 가져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향의 강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점이 특징. 또한 리필용 캡슐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언제든 케이스만 두고 향을 교체할 수 있어 오래 두고 쓰기에 좋은 아이템이다. 향수나 캔들에 비해 향의 선택지가 다소 적을 수 있으나, 그 안에서도 충분히 취향이 좁혀질 수 있는 6가지 향으로 구성돼 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골드, 블랙 컬러가 혼합된 고급스러운 케이스 디자인은 물론 크지 않은 사이즈로 어느 차에도 조화를 이룰 수 있으니 선물로도 제격.

가격｜14만 원대 [cycloneslider id="14963"] 시티 캔들

세계 각국, 다양한 지역에 남긴 추억을 향한 딥티크의 애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에디션이 아닐까. 딥티크의 시티 캔들 컬렉션은 런던, 파리, 뉴욕, 도쿄, 베벌리 힐스, 상하이, 홍콩, 베를린, 마이애미 그리고 서울에 대해 향기로 이야기한다. 실제로 필자는 파리 여행 중 발견하고 구매해 본 바 있는데, 해외로 쉽게 떠날 수 없는 요즘 향기로나마 여행지에 대한 향수를 달래는 중. 한정 전개인 만큼 여타 캔들과는 다른 디자인으로 완성된 외관도 소장 욕구에 한몫할 것. 그래서인지 텅 빈 보틀이지만 버리지도 못하고 괜히 눈길이 간다. 좀처럼 국내 발매까지 이뤄지지는 않지만, 간혹 업데이트되는 핫 뉴스가 있으니 브랜드 소식을 예의 주시해 보길.

가격｜미정

[A to Z] 딥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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