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버하는 우리들의 세안법

5월 길었던 꿀 연휴 동안 한강 피크닉을 나섰다. 모처럼 한강에서 여유로움을 느끼려 했지만 도착한지 30분도 되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이유는 미세먼지 때문. 강바람을 따라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콜라보래이션을 이뤄 피부와 호흡기를 공격하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기 때문이다. 소소한 휴식마저 미세먼지 때문에 반납해야 하는 일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된 것이다. 매일 아침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이상으로 올라가 며칠 동안 미세먼지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집안 환기는 불사하고 값비싼 공기청정기로 대신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이 됐다. 마치 먼 미래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재난 영화의 모습이 서서히 실현되고 있는 듯 말이다.

일상의 행복을 강탈하는 미세먼지 때문에 뷰티 업계는 너도나도 안티폴루션에 혈안이 되어있다. 외부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크림, 선크림부터 오염 물질을 말끔하게 씻어주는 클렌저까지. 특히 미세먼지 때문에 세안하는 방법과 제품 또한 다양해졌다. 초미세먼지가 모공에 들어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클렌징크림 또는 클렌징 오일로 1차 세안을 하고 클렌징폼과 클렌징 디바이져로 2차 세안을 하는 것은 물론 피부의 pH 수치를 맞춰주는 세안제부터 아침 세안제 등으로 피부를 꼼꼼히 관리한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 황은주 원장은 세안하는 방법을 다시 점검해보길 권한다. “세안을 꼼꼼히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피부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세안하면 오히려 피부가 민감해지죠. 뽀드득 소리가 나게 세안을 하는 순간은 기분이 좋을 수 있지만, 과도한 클렌징은 피부 재생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돼요.” 곱씹어 생각해보니 미세먼지가 신경 쓰여 클렌징을 꼼꼼히 한날은 피부가 붉게 올라왔다가 바로 스킨케어를 하지 않으면 피부가 건조해진 경험이 하루 이틀이 아니긴 하다. 가만, 그럼 지금까지 피부에 미세먼지 한 톨 안 남겼다고 으쓱하며 뿌듯했던 클렌징 방법이 틀렸단 말인가?

그렇다면 세안법을 참고한 뷰티 광고에 비치는 클렌저, TV 뷰티쇼에 나오는 세안법, 셀럽의 다양한 세안법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 뷰티 광고에 비치는 제품은 만능해결사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TV 뷰티쇼는 어쩔 때 보면 말장난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필자가 듣기론 어느 뷰티 프로그램은 뷰티 솔루션을 프로그램 작가가 정해 놓고 전문가가 그대로 방송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뷰티법은 지어내기 나름이라고 하더라. 물론 모든 내용이 그런 것은 아닐 테지만.) 또 셀럽의 뷰티법을 따라 하면 그들의 피부처럼 될 거란 묘한 심리가 뒤따른다. 현실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말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송윤정은 “모든 클렌징법이 틀린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피부 타입이 가지각색인데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솔루션을 따라 하는 것에 급급한 점이 잘못된 거죠.”라고 말한다. 그렇다. 제대로 된 세안을 하려면 자신의 피부 상태, 본래 피부가 가지고 있는 성격을 알아야 미세먼지에 맞설 수 있다. 따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광고에 속지 말고 자신의 피부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클렌징을 하라는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 : jangp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