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면 아직도 인기가 좋았어야 했는데…

모두 포켓몬 GO를 안다. 말 안 통할 것 같은 일간지 기자 아저씨까지 반응했다. 조선일보는 작년 7월에 포켓몬 GO에게 귀한 지면을 내 주셨다. 대단한 일이다. 1년에 나오는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개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새로운 게임도 나오고 옛날 게임이 모바일용으로 다시 나오기도 한다. 그 중 이렇게 유명해서 일간지에 회자되는 게임은 포켓몬 GO밖에 없다. 참고로 포켓몬 고를 언급한 조선일보 기자는 그 유명한 간장 두 종지의 필자다.

“우리 아이들이 날씨가 화창한 날에도 온종일 집에 앉아 게임하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아요. 게임 속 인센티브를 활용해서 더 많이 외출하고 운동량을 늘리게 하고 싶었어요.” 포켓몬 GO를 개발한 나이앤틱 CEO 존 행키의 말이다. 그는 “포켓몬 GO는 상급 레벨에 도달하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게임해야 합니다. 이것은 의도한 것입니다. 서로 몰랐던 게이머들이 만나서 친해지고 친구가 됩니다.”라고도 했다. 혁신적인데다 착하기까지 한 게임으로 보인다.

그럴까? 사람들은 벌써 몸을 움직이지 않고 포켓몬 GO를 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대표적인 게 GPS 조작이다. 적당히 GPS를 조작하면 밖에 나가거나 움직이지 않고도 포켓몬을 잡고 키울 수 있다. 이건 게임 규칙 위반이라 나이앤틱도 엄중히 대응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드론을 쓴다. 드론에 스마트폰을 달고 돌려도 똑같이 레벨을 올릴 수 있다. 개발자의 의도와는 다른 곳에서 사람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일어날 일 이었다. 포켓몬 GO에서 바깥과 움직임이라는 요소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니까. 인터뷰에서 행키 씨는 포켓몬 GO가 사람들을 밖으로 부를 것처럼 말했지만 포켓몬 GO를 하러 나간 사람이 보는 건 밖이 아니다. 6인치 남짓한 작은 화면일 뿐이다. 바깥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걸 야외 활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포켓몬 GO는 악이 아니다. 기술을 가진 회사(나이앤틱)가 캐릭터를 가진 회사(닌텐도)와 함께 만든 재미있는 게임일 뿐이다. 다만 절대선도 아니다. 포켓몬 GO와 관련한 미담이 있다. 포켓몬 GO를 하다 버려진 유기견을 찾아줬다든지, 포켓몬 GO를 하다 흑인 백인 경찰 할 것 없이 모두 훈훈하게 만났다든지. 반대 사례도 있다. 포켓몬 GO를 하다 나무에 차를 들이받았다든지, 포켓몬 GO를 하다 총에 맞아 숨졌다든지.

현실은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묘한 톤의 회색이다. 포켓몬이 사람들의 생활을 조금 바꾼 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걸 보고 혁신이 세계를 행복하게 했다고 말하는 건 과장이다. 포켓몬 GO의 큰 그림은 따로 있다. 포켓몬 GO라는 플랫폼은 성공한다면 사람을 모아준다. 대기업은 사람을 모아주는 서비스라면 뭐든 반응한다. 나이앤틱이 주요 회사와 제휴한다면 그 회사의 장소를 포켓스탑으로 제공할 수 있다. 포켓몬 GO는 회사와 회사 사이의 B2B 마케팅 툴일 수도 있다. 거기서 당신의 역할은 뭘까?

일러스트레이터 : jangp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