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런웨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블록버스터 한 편이 공개됐다.

주인공은 루이 비통과 슈프림. 액션 히어로물에 가까운 이 영화는 공전의 히트를 쳤고 인스타그램의 피드는 연일 이 두 영웅들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됐다. 무슨 이야기냐고? 루이 비통과 슈프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떠들썩했던 2017 S/S 남성복 컬렉션에 대한 스토리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선보여야 하는 치열한 전쟁터 같은 패션계에서 루이 비통이라는 슈퍼 히어로는 함께 힘을 합칠 어벤져스 팀원을 끊임없이 물색해왔다. 그러다 이번 시즌, 마침내 강력한 파워를 가진 또 다른 히어로와 손을 잡고 패션계를 정복해버린 것.

물론, 루이 비통의 블록버스터급 콜라보레이션이 처음은 아니다. 당시 150살이었던 루이 비통에 새로움과 혁신이라는 숨결을 불어넣었던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는 디렉터로 영입된 후 예술가들과의 협업으로 이미 ‘콜라보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어느 날 우연히 페인트칠이 벗겨진 트렁크 가방에서 LV 로고를 발견한 그는 팝 아티스트를 물색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를 상징했던 세기의 아티스트이자 패션 디자이너였던 스테판 스프라우스Stephen Sprous와 손을 잡고 다시 비상할 수 있었다. 이후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의 ‘체리’백과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도트’백 같은 콜라보레이션이 하우스에 영광을 되찾아주었고 걸출한 협업은 여기저기서 히트 제조기 같은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두 번째 물음표, 2016년을 뜨겁게 달군 슈퍼 히어로들의 만남이 갖는 의미는? 부르주아 계층에 한정되었던 하이패션이 거리로 내려온 지는 이미 오래전. 스트리트 패션이 하이패션과 손잡았다고 해서 호들갑을 떠는 관객은 없었다. 이 둘의 만남은 어찌 보면 정해진 수순이었다. 각 씬을 대표하는 영웅이 만나 상생을 도모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위기의 시대이기 때문. 이쯤에서 캐릭터 강한 두 영웅의 만남을 주선한 킴 존스Kim Jones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늘 아래 새로운 디자인이 없다면 새로운 만남이 필요하다는 걸 간파한 그의 주선은 성공적이었으니까!

다운타운과 업타운의 경계가 무너지고 초 단위로 잊혀지는 SNS 세상에 익숙한 관객들은 벌써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 일상을 채집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요즘, 재빨리 트렌드를 읽어내고 다음 만남을 성사시킬 감독은 누구일까? 1편만큼 재미있는 속편을 기다려진다.